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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7월말까지 홈페이지 수정" 한국요구 묵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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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7월말까지 홈페이지 수정" 한국요구 묵살

8월에 도리어 교과서 왜곡까지, 중국기자들도 역사왜곡 당연시

중국 외교부가 홈페이지에서 한국 고대사 가운데 고구려를 삭제한 것과 관련, 한국 외교통상부가 7월말을 기한으로 수정을 요구했었으나 중국 정부는 이를 묵살하고 도리어 8월 들어 대학교과서 왜곡으로 대응한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외교통상부는 박준우 아시아태평양국장을 5일 중국으로 파견해 재차 엄중 항의하고 즉각 시정조치를 취하기로 했으나, 중국이 북핵협상 중재를 빌미로 역사왜곡을 강행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범국민적 대응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여론이 일고 있다.

***“한국, 中외교부에 7월말까지 홈페이지 내용 수정 요구”**

일본의 <서일본신문>은 5일 한국 외교부가 지난달 13일 주한중국대사를 통해 중국 정부에 항의하고 다음날인 14일 외교부에 주한중국대사를 불러 항의할 당시 “7월말을 기한으로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서 삭제된 한국 고대사 내용의 고구려 부분을 복원시킬 것을 요구했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외교부 관계자는 이날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당시 상징적 의미로 그 정도까지는 수정안을 내야하지 않냐는 의견을 개진했었다”고 보도내용을 시인했다.

당시 외교부는 중국 외교부가 부처 홈페이지에서 한국 역사를 소개하며 신라-백제-고구려 3국에서 고구려를 삭제한 것과 관련 13일 김하중 주중대사를 통해 공식으로 중국 당국에 항의했었다. 이와 함께 최영진 외교부 차관도 14일 리 빈(李 濱) 주한중국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최근의 사태에 대한 우리 정부의 심각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외교부측은 밝혔었다.

하지만 한국 정부가 당초 제시했던 기한이 지난, 5일 현재까지 중국 외교부는 홈페이지를 수정하지 않은 상태다. 오히려 최근에는 중국 명문 대학인 베이징대와 상하이 푸단대 역사교재에서 ‘고구려는 중국에 복속된 지방정권’, ‘수나라와 고구려는 군신관계’라고 규정한 내용 등이 포함돼 있는 것이 드러나 새로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외교부 아태국장 5일 방중, 시정 요구키로**

이와 관련 외교부는 5일 박준우 아시아태평양국장을 이날 오후 중국으로 파견,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문제를 재차 엄중 항의하고 즉각적인 시정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기로 했다.

박 아태국장은 이에 따라 7일까지 베이징에 머물며 중국 외교부 고위인사들과 만나 이같은 우리 정부의 강력한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번 방중은 국장 취임 인사차 의미”라면서도 “양국간 관심사항을 논의하게 될 것이며 이에는 고구려사 문제도 포함돼 있으니 자연스럽게 얘기 나올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밖에 6일에는 이수혁 외교부 차관보 주재로 외교.교육,통일부, 국정홍보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무조정실 등 관계부처 인사들이 참석하는, 제2차 고구려사 왜곡 실무대책회의를 열고 향후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1차 회의는 지난달 19일 열렸으며 외교부 관계자는 이번 2차 회의와 관련, “지난 1차 회의 이후 논의돼온 내용들을 종합해 회의를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이같은 잇단 대응에 중국 정부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특히 한 외교부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고구려사 문제와 관련한 반응을 알려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비공식 채널을 통해 한국 정부와 국민이 느끼는 심각한 우려를 어느 정도 이해한다는 취지의 뜻을 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달 우리 정부의 항의에도 중국측은 “한국의 우려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방한 중국 기자, “역사를 바꾸는 것은 오히려 한국”**

한편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인식은 일반 국민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국 언론사들에조차 퍼져 있는 것으로 보여 ‘고구려사 왜곡’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연례 한-중 기자교류행사차 방한중인 중국 기자들을 통해 알려졌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방한중인 환구시보(環球時報), 베이징청년보(北京靑年報) 등 중국 주요 언론사 기자 7명은 3일 박준우 외교통상부 아태국장 등 외교부 당국자들과 한시간여 동안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역사를 바꾸는 것은 오히려 한국”이라며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대한 한국의 대응을 강하게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는 궁젠중(龔建忠)중국 외교부 신문사(한국의 외교부 대변인실) 부사장 등 중국 외교부 간부 3명과 리루이펑(李瑞峰) 주한 중국대사관 대변인도 함께 했는데 환구시보의 후시진(胡錫進)기자가 “서울에 오니 한국인들이 고구려사 문제에 강한 반응을 보이는 게 정말 뜻밖이었다"며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대한 한국의 반응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후 기자는 “중국인들은 오히려 한국인들이 역사를 바꾸려 한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이 인쇄술을 발명했다고 하거나, 단오절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한 게 대표 사례”라고 주장했다. 그는 “인쇄술과 단오절은 중국 전통문화의 핵심”이라며 “중국인들은 한국 정부의 진의가 뭔지 매우 의아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이에 동료 기자들과 중국 외교부측은 호응의 뜻을 나타냈다.

***외교부 아태국장, “고구려, 우리 민족 정체성의 상징” **

당초 간단한 환영식 정도로 받아들여졌던 이날 오찬에서 중국 기자들이 ‘뜻밖에’ 중국 고구려사 왜곡에 대한 한국의 반발을 강한 톤으로 비판하고 나서자 박준우 국장은 “고구려사 문제에 대한 한국민의 반응은 당연한 것”이라며 “고구려는 한민족의 뿌리이자 우리 민족 정체성의 상징으로 고구려에 대한 한국민의 믿음은 신앙과도 같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국장은 “한국민은 어려서부터 광개토왕, 장수왕 등 고구려의 위대한 임금과 을지문덕, 연개소문 등 명장의 얘기를 수없이 듣고 자란다”며 “이런 고구려 역사를 한국의 역사가 아니라고 왜곡하는 중국이 오히려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당국자도 “한국은 금속 인쇄술을 발명했다고 주장하는 것이니 오해하지 말라”며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것도 ‘단오’라는 절기 자체가 아니라 수백년간 이어져온 강릉의 독특한 단오절 행사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고구려사 왜곡 문제가 본격적으로 한중간 첨예한 외교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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