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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야심작 '든든학자금', 과연 든든했을까?

ICL 이용 대학생 28%에 그쳐…'고금리·복리 이자'가 원인

경제 상황 악화에 따라 올해 1학기 대학생 학자금 대출이 전년 대비 15퍼센트 증가했지만, 정부가 대표적 '친서민 정책'으로 내놓은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ICL·든든학자금)' 이용률은 정부의 당초 예상을 크게 밑도는 것으로 드러났다.

5일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2010년 1학기 학자금 대출 결과 및 분석' 자료를 보면, 올해 1학기 학자금 대출 건수는 총 39만5387건, 총액은 1조4756억 원으로 전년 동기(34만4430건, 1조3205억 원)에 비해 건수로는 15퍼센트, 액수로는 12퍼센트가량 늘어났다.

결국 '든든'하지 못했던 '든든학자금'…이용자 28%에 그쳐

그러나 정부가 올해 초 야심차게 내놓은 '든든학자금' 대출, 즉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 이용률은 예상 수요를 훨씬 밑돌아 대학생에게 '든든하다'는 믿음을 주는데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교과부 발표에 따르면, 전체 학자금 대출자 중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를 이용한 학생은 10만9426명으로 전체의 28퍼센트에 그쳤고, 72퍼센트인 28만5961명이 일반 대출을 이용했다.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를 이용한 학생 중 60퍼센트(6만6092명)는 신입생이었으며, 나머지 40퍼센트(4만3334명)는 재학생인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 대출과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재학생과는 달리, 신입생은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만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감안한다면, 이 제도에 대한 대학생들의 신뢰는 더 낮은 것으로 보여진다.

한편, 이 같은 이용률은 당초 정부가 예상한 수요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수치다. 교과부는 새 학자금 제도가 시행되면 학자금 대출을 받는 학생이 전체 대학생(197만 명)의 20.3퍼센트(40만 명) 수준에서 50퍼센트(100만 명) 이상 늘어날 것이며, 이중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 이용 학생이 7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었다.

▲ "군대 가서도 이자 내고, C학점은 신청도 못하고, 3000만 원 빌리면 9000만 원 갚는다고?" 지난 1월 대학생들이 교과부 앞에서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 시행 방안을 꼬집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프레시안(선명수)

고금리 이자 개선 없이 교과부 '홍보 탓, 국회 탓' 여전

이러한 저조한 이용률에 대해 교과부는 '홍보 부족'을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교과부는 "관련 법률의 국회 통과가 지연되면서 사전에 적극적인 홍보가 부족했다"며 "대학생 1000명(300명 응답)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43퍼센트가 제도 자체를 모르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교과부는 또 등록금의 '부모 부담 성향'을 거론하며 "전통적으로 자녀의 학자금 부담에 대한 부모의 책임 의식이 강하기 때문에, 이 제도의 적극적 활용에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학 등록금의 '부모 부담 성향'을 감안하더라도, 올해 전체 학자금 대출이 전년 대비 15퍼센트가 증가한 것으로 미루어 볼 때 교과부의 이러한 분석은 문제의 본질을 빗나간 것이라는 비판이 가능하다.

그간 대학생 단체를 비롯한 교육계 일각에서는 고금리의 복리 이자, 성적 제한을 두는 까다로운 자격 조건 등을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의 문제로 들며 이 제도의 전면 수정을 요구해왔다.

실제 교과부가 대학생 1000명(300명 응답)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들은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의 문제점으로 △정책 금리에 비해 높은 5.7퍼센트의 금리(59퍼센트) △저소득층 이자 지원 폐지(14퍼센트) △복리 이자(12퍼센트) △ 신청 자격에서의 학점 제한(재학생 B학점·신입생 수능 6등급 이상)(6퍼센트) 등을 꼽았다.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로 돈을 빌리면 졸업 후 평생 갚아야 할 빚이 많아진다"는 교육계 일각의 우려대로, 상당수 대학생이 고금리 이자 등에 부담감을 느껴 이 제도의 이용을 꺼렸던 것이다.

또한 설문 조사 결과, 대학생들이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 대신 일반 대출을 선택한 이유는 △저소득층 이자 지원(32퍼센트) △신청 즉시 대출 가능(19퍼센트) △고정 금리(18퍼센트) 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교과부는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 대출 자격 조건을 충족하는 학생(6만6213명)의 65퍼센트(4만3334명)가 일반 대출보다 이 제도를 더 선호했다고 강조했다. 교과부는 "일부 언론은 전체 대출자 중 든든학자금 대출자의 단순 점유율을 근거로 선호도가 낮다고 보도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현재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를 이용하려면 기초생활수급자나 소득 1~7분위, 평균 B학점 이상(신입생은 수능 6등급 이상), 35세 미만 등의 자격 요건을 갖춰야 한다.

한편, 교과부는 향후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의 이용을 늘리기 위해 △홍보를 강화하고 △소득 분위가 파악되지 않아 이 제도를 이용하지 못하는 학생이 없도록 신속한 대출 승인 절차를 강화하고 △제도 발전 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 연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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