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문희상 국회의장이 자신의 지역구를 아들에게 물려줘 '세습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20일 "국민 정서상 납득하기 어렵다"고 작심 비판을 했다.
청년미래연석회의 의장을 맡고있는 김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청년기구의 의장으로서 부모가 현재 국회의원으로 있는 지역에서 그 다음 임기에 바로 그 자녀가 같은 정당의 공천을 받아 출마하는 건 국민 정서상 납득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직격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6번 당선된 지역구인 경기 의정부갑에서 출마를 공식 선언한 문석균 당 경기 의정부갑 상임부위원장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문석균 씨는 지난 11일 자신의 저서 <그 집 아들> 북 콘서트를 열고 "선출직에 세습 프레임을 덧씌우는 건 공당과 의정부 시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세습 논란'을 반박했으나, 아버지의 지역구 조직도 물려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문씨는 경쟁자에 비해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어 경선의 기회를 갖는 것만으로도 특혜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를 비판한 바 있다. 그는 "100m 달리기에 비유하자면 문 의장 아들은 남들 원점에서 출발할 때 아빠찬스로 99m 지점에서 출발하는 격"이라며 "겨우 1m 달려놓고는 공천 받으면 아마 숨을 헐떡헐떡거리며 '아빠의 길을 달렸지만 아빠찬스는 쓰지 않았다, 이 모두가 지역구민의 선택이요, 내가 기울인 노력의 덕'이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의 공천은 대한민국이 근대 시민사회에서 봉건적 세습사회로 퇴행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김 최고위원은 "부모가 지역위원장으로 있는 지역에서 그 자녀가 지역위원회의 주요 직책을 맡아왔다면, 실질적으로 당내 다른 인물이 경쟁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우리의 경우 일본과 달리 정치 권력의 대물림에 대해 국민들이 동의하지 않는 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은 문 씨의 공천을 두고 여론의 눈치를 살피는 중이다.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17일 문 의장의 지역구 경기 의정부갑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확정했다. 전략 지역은 원칙적으로 경선이 치뤄지지 않는 지역구이지만,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이 "전략공천 지역 가운데 일부를 다시 경쟁지역으로 돌릴지는 앞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문 씨의 공천에 불씨를 남겨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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