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갑 "盧임기 끝나면 없어질 정당과 왜 합당"

"부패정당이라고 할 때는 언제고 지금 와서..."

민주당 한화갑 대표가 노무현대통령의 29일 목포 발언에 의해 제기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합당 가능성에 대해 반대의사를 분명히 밝혀 배경이 주목된다.

한 대표는 30일 오전 CBS 라디오의 뉴스레이다에 출연, 노무현대통령이 목포에서 '우리-민주당간 협조관계'를 언급한 것과 관련,"뜬금없이 그런 말이 나왔는데 협조해야할 당이라면 뭐하러 분당했는가"라고 묻고 "부패정당이라고 할 때는 언제고 지금 와서 정반대의 의견을 얘기하니 그 의도를 모르겠다"고 일축했다.

한 대표는 이어 "대통령이 돼서 만든 여당은 임기 뒤 없어지는 게 우리 정당사였다"며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면 없어질 열린우리당과 왜 합당을 해야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권력중심으로 형성된 당은 권력이라는 촉매제가 없어지면 반드시 제구실을 하지 못한다"면서 "지금 대한민국 정당사가 다 그대로 말해주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호남에서의 우리당 지지율 하락과 관련 "광주시민들의 생각이 정부에 화가 난 게 아니라 약속을 안지키고 옳은 일을 안한 데 대한 화라고 생각한다"며 "광주시민들은 못 살아도 원칙과 자긍심을 갖고 사는데 그런 것이 충족이 안돼 화가 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대표는 '행정수도 이전은 민주당 공약이었다'는 노대통령 발언과 관련해선, "민주당시절 수도이전 공약을 추인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건 행정수도 이전이지 천도는 아니었다"며 "천도 수준의 수도 이전은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신행정수도 건설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되긴 했지만 국민여론이 반대할 경우 법 적용을 달리 하는 게 좋다"며 "수도이전은 민생이나 국민통합보다 시급한 문제가 아닌만큼 국민적 합의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편 민주당 지지율이 호남 일부를 제외하고선 형편없는 것과 관련해선 "김대중 정부 이후 민주당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권력싸이클 흐름에 따른 것으로 보고 싶다"면서 "민주당은 저력이 있는 만큼 예전처럼 백석이상을 확보하진 못하더라도 앞으로 4년뒤 또는 8년 뒤에는 큰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민주당의 지역구의원들 가운데 상당수가 노대통령의 발언에 호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과는 대비되는 것이어서, 향후 당내 반응이 주목된다.

당의 한 관계자는 "현재 재판이 진행중이어서 극히 행보가 제한적인 한대표가 이같이 강도높은 발언을 한 것은 최근 우리당과 노대통령 지지율이 급락한 상황에서 최소한 내년 4월 재보선때까지는 정국흐름을 예의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우리당에서 적극적인 영입 공세가 전개될 경우 과연 한대표가 어느 정도나 당 장악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