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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서울시, '수도이전 광고' 놓고 정면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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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서울시, '수도이전 광고' 놓고 정면격돌

'서울, 북경-멕시코시티보다 못하다?'에 서울시 광고 철거지시

행정수도 이전을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펼쳐온 정부와 서울시가 행정수도 이전의 불가피성을 홍보하는 정부 광고를 놓고 정면격돌했다.

***'서울, 북경보다 못하다?' '서울, 멕시코시티보다 못하다?'**

이번 사태는 28일부터 정부가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원회, 국정홍보처 등의 공동 명의로 행정수도 건설의 타당성을 알리는 광고 인쇄물 4천여장을 서울과 수도권 지하철 전동차 1~8호선 내부에 일제히 붙이면서 발발했다.

이날 게재된 광고물은 두 종류로 각각 서울과 북경(北京), 서울과 멕시코시티를 비교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1>

첫번째 광고물 "서울, 북경보다 못하다?"라는 광고의 삽화는 천안문 광장 앞을 자건거를 타고 콧노래를 부르며 지나가는 중국인을 서울광장을 의미하는 조그만 동그라미 안에서 남루한 옷차림에 괴나리봇짐을 맨 선비가 주눅 든 표정으로 쳐다보는 내용이다.

삽화 오른편에는 '외국기업이 서울보다 북경을 선택하는 이유!'라는 제목아래 "대한민국은 중앙행정기관, 금융기관 등과 함께 대부분의 기업들이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수도권 집중을 막기위해 고육지책으로 마련된 기업 및 외국인 투자관련 규제로 인해 경제는 위축되고 외국기업들은 외면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이 적혀 있다.

<사진2>

또다른 광고물 '서울, 멕시코시티보다 못하다?'는 제목의 '멕시코 편' 광고 삽화는 비좁은 수도권에 갇혀 있는 서울시민과 넓은 사막을 나귀를 타고 기타를 연주하면서 가는 멕시코인의 여유를 빗댔다.

역시 삽화 오른편에는 "세계 30대 도시 중 서울의 삶의 질은 최하위!"라는 문구와 함께 1997년 삼성경제연구소의 세계도시 경쟁력 비교자료를 토대로 과밀한 서울의 상황을 알렸다.

***서울시, 광고물 철거 통고. 반박광고 제작 검토**

이같은 광고내용을 접한 서울시의 박명헌 대변인은 29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의 경쟁력이 대한민국의 경쟁력'이라는 제목의 반박 성명을 발표했다.

박 대변인은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할 정부가 수도 서울을 폄훼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광고를 공개적으로 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자칫 소의 뿔을 자르려다 소를 죽이는 교각살우(橋角殺牛)의 우를 범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정부를 비난했다.

박 대변인은 "파리 없는 프랑스, 런던 없는 영국을 생각할 수 없듯이, 서울은 대한민국의 대표 브랜드"라며 "서울의 경쟁력이 떨어지면 대한민국의 경쟁력도 크게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서울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하철을 관리하는 서울시 산하 지하철공사(1-4호선)와 도시철도공사(5-8호선)를 통해 이날 `공사의 사전심의 미필'을 이유로 전량 철거를 각 광고대행사에 요구했고, 만약 철거하지 않을 경우 직접 철거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서울시는 이와 함께 이번 광고에 맞서 행정수도 이전에 반대하는 서울시 입장을 밝히는 대응광고를 제작해 지하철 전동차에 부착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국정홍보처 "서울시 비하가 아닌 광고상 기법에 불과"**

국정홍보처는 이같은 서울시의 반발에 대해 "표현은 서울을 비하하기 위한 것이 아니며 광고상의 표현기법인 반어법으로서 수도 서울의 삶의 질과 비즈니스 경쟁력을 높이고자 하는 정부 의지의 표현"이라고 해명했다.

홍보처는 서울시가 '사전심의 미필'을 이유로 광고물 철거를 요구한 데 대해서도 "정부광고를 대행한 언론재단에 따르면 지하철광고의 경우 관행적으로 사전심의를 거친 적이 없었다"며 "서울시의 철거 지시는 과도한 처사"라고 반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의 철거를 막을 힘이 없어 광고 철거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행정수도 이전을 둘러싼 정부와 서울시간 갈등이 이번 광고 파동을 계기로 전면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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