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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북핵문제 美대선전까지 결론내야"

“북핵포기해야 김정일 정권유지 가능” "모든 옵션 그대로 존재"

존 볼턴 미 국무부 군축 및 국제안보담당 차관은 21일 전날에 이어 또다시 북핵 문제의 리비아식 해법을 강조하고 북한에 대해“핵 프로그램 포기라는 ‘전략적 결정’을 내리면 정권을 유지할 수 있다”고 경고한 뒤 “(그러나) 현재 북한은 농축우라늄 프로그램 자체를 부인하는 등 전략적 선택 준비가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볼턴, “북핵 포기 등 전략적 결정으로 정권 유지 가능”**

볼턴 미 국무부 차관은 이날 주한 미국 대사관 공보과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북핵문제가 해결되면 김정일 정권 유지에 찬성하냐’는 질문에 이같이 밝히며 “핵심은 북한의 WMD(대량살상무기) 추구가 자국의 안전을 감소시킨다는 것을 깨닫고 언제 이런 결정을 할 준비가 되어 있느냐는 것”이라며 “결정이 빠를수록 진전이 빠를 것이고 미국도 준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볼턴 차관은 이날 내내 ‘리비아’와 ‘전략적 결정’ 등을 강조했다.

그는 “리비아는 미국과 유럽연합으로부터 제재를 받아왔는데 이것이 자국민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북한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립을 벗어나려면 어떤 보상을 바란다는 제안이 아니라 일반 제안으로 대량살상무기 포기와 테러리즘 후원을 중단해야 한다”며 “전략적 결정을 하면 미국, 한국, 일본 등의 도움으로 경제개선도 가능해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리비아 사례는 한 국가가 WMD를 포기하는 게 낫다는 전략적 결정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으며 한 국가가 WMD를 포기한 상태에서 정권이 권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도 보여준 예“라며 ”전략적 결정을 내리면 미국과 관계도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재차 주장했다.

볼턴 차관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해 방한했을 당시보다는 표현 차원에서는 많이 부드러워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이름을 40여차례나 부르며 ‘독재자’라고 비난하는 등 상당히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한번도 언급하지 않고 리비아식 모델을 촉구하는 자세만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표현이 부드러워진 것이 대북 인식이 변했기 때문이냐’는 질문에 “똑같은 연설문에 같은 내용이면 재미없지 않으냐”며 웃어넘기기도 했다.

***볼턴 표현에서만 부드러워, ‘금창리식 해법’에 대해선 “북 선포가 먼저”**

그러나 볼턴 차관이 주장하고 강조한 내용은 별다른 진전을 보여주고 있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 평가다. 물론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미국과의 관계개선이 이루어질 것임을 강조하긴 했으나 포기하는 방식이 지금까지 미국이 일방적으로 주장했던 부분에서 별다른 진전을 보여주지 못했다.

'리비아식 해법'도 북한이 주장하고 있는 '금창리식 해법'과는 180도 상반된 방식이다. '리비아식'은 북한이 ‘자국내 의심 지점을 모두 알아서 공개하라’는 소위 백기를 들라는 주장인 반면, '금창리식'은 북한에 의심지점을 지목하면 검토할 수 있다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볼턴 차관은 이날도 ‘농축 우라늄 문제에 금창리 방식으로 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농축우라늄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북한이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다”며 “스스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우리의 정보를 알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요컨대“정보를 알려고 하는 것은 농축우라늄 프로그램을 감추려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또 농축우라늄 증거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공개하면 그만큼 북한이 핵 프로그램 존재를 감추는 것을 강화시킬 수 있다”며 “기밀정보를 다룰 때는 얼마나 공개해 효과를 볼 것인가가 딜레마”라며 공개 요구를 거부했다.

게다가 그는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 뿐 아니라 화학무기, 미사일 모두 폐기되길 원한다”며 “북한의 재래식 병력배치와 인권유린 등이 모두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 북핵은 시작에 불과함을 재차 강조했다.

남북교류에 대해서도 “(각국의 북한과 관련된) 결정들이 북한으로 하여금 WMD를 포기하게끔 만들고 있는가라는 것을 자문해봐야 한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북한의 경우와 리비아의 경우는 다르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당시 리비아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반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북핵문제 11월 대선전까지 결론 내야”**

볼턴 차관은 이에 앞서 연세대에서 가진 ‘북한의 비핵화와 리비아 사례의 교훈’이라는 제목의 강연에서는 “미국이 지난 3차 6자회담에서 상세한 제안을 한 것은 북핵문제를 11월 대통령 선거전까지 그대로 두려는 게 아니라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최고위층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진지한 대화를 할 의지가 있다”며 “이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재차 주장했다.

볼턴 차관은 그러나 “미국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부정확한 선택을 내릴 것에도 대비하고 있으며 아직도 '모든 옵션'이 테이블에서 사라진 것은 아니다”며 “그 방법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등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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