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무장저항세력에게 인질로 잡혀있던 필리핀인 트럭운전사 안젤로 드 라 크루즈(46)가 납치된지 13일만인 20일(현지시간) 바그다드에서 석방됐다. 크루즈를 석방시키기 위해 필리핀군을 철군시키는 과정에 미국으로부터 거센 압력을 받았던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대통령은 자신의 결정에 대해 "후회없다"고 밝혔다.
하이데르 알 반다르 이라크국민회의(INC) 대변인은 "크루즈가 20일 오전 11시30분께 바그다드에 있는 (주 이라크) 아랍에리미트연합(UAE) 대사관 앞에서 풀려나 대사관에 인도됐다"고 밝혔다.
UAE 대사관 대변인도 크루즈가 대사관으로 넘겨졌음을 확인하면서 "크루즈를 필리핀 당국에 인도할 것"이라고 말했고, 크루즈는 UAE 대사관 도착후 3시간만에 은색 벤츠차량을 타고 바그다드 주재 필리핀 대사관으로 인도됐다. 필리핀 대사관 직원들은 크루즈씨의 석방을 기뻐하며 그와 포옹하며 열렬히 환영했다.
크루즈 석방 소식을 접한 아로요 대통령은 곧바로 국영TV 생방송에 출현해 UAE대사관에 있던 크루즈와 직접 가진 통화에서 "당신이 건강하며 집에 오게 돼 기쁘다"며 "이제 당신이 행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로요 대통령은 이날 철군에 대한 미국의 비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으나, "크루즈를 구하기 위해 부대의 귀국을 결단했다. 후회는 없다"고 말해, 우회적으로 미국의 비난에 답했다.
크루즈는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로 후송돼 의료 검진을 받게될 것이라고 관영 WAM 통신이 전했다.
필리핀 팜판가주(州)에 있는 크루즈의 가족은 석방소식을 접하고 "우리는 매우 기쁘다"며 "우리는 (필리핀)대통령과 함께 있는 그의 모습을 보게 되면 더 기쁠 것"이라고 아로요 대통령에게 재차 감사의 뜻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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