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노무현 대통령 성의 영문표기를 'No'에서 'Roh'로 바꿔 달라는 한국 정부의 공식요청을 받고 일부는 수정했으나, 상당수는 그대로 'No'라고 표기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외교부 “CIA, 한국 요청에 회신해 노대통령 영문표기 병기”**
로이터 통신은 18일(현지시간) “미국 주재 한국대사관측은 미 CIA에 노무현 대통령 성의 영문표기를 ‘NO’가 아니라 'ROH'로 수정해 줄 것을 지난해 한 차례, 올 들어 두 차례 공식 요구했으나 CIA는 아무런 회신을 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20일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19일 보도된 로이터 통신 기사는 오류가 있다”며 “CIA는 한국 정부 요청을 받고 이에 대해 회답을 보내와 표기법을 병기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6월말에도 CIA에 표기 수정을 요구하는 서신을 보냈었다”며 “이에 대해 7월 7일경 CIA로부터 서신이 왔었다”고 로이터 통신 보도내용을 부인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미 CIA는 서신을 통해 “인명 표기와 관련해 미국은 발음대로 표기하는 원칙인 머큔-라이샤워안에 따라 노 대통령 이름을 표기한 것”이라며 “그렇지만 한국측 요청에 따라 미국측 표기 방법과 한국 표기 방법을 병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첫 줄 이름란에만 표기가 병기되고 이후부터는 단지 'President NO'로 표기된 데 대해 이 관계자는 “우리는 전체 내용 수정을 요구한 것인데 미진한 부분이 있다”며 “추후 다시 수정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부 수정, 여전히 CIA 다른 내용 및 국무부선 여전히 'NO'**
현재 미 CIA가 발행하는 ‘World Fact Book' 홈페이지 한국 소개란(http://www.cia.gov/cia/publications/factbook/geos/ks.htm)을 보면 노 대통령의 영문표기는 ‘NO Mu-hyun(ROH Moo-hyun)’으로 병기돼 있다. 처음에는 미국식 표기를 하고 괄호안에 한국식 표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첫 줄 성명란에만 병기돼 있고 이후부터는 ‘President NO’로만 표기돼 영어권 국민에게는 ‘안돼요 대통령’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져 부정적인 느낌을 줄 수도 있는 상황이다. CIA의 ‘월드팩트북’은 미국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외국 정상들의 이름과 직책에 대한 표준표기로 받아들여지고 있어 상당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게다가 노 대통령 표기법 오류는 CIA뿐만 아니라 미국 정부 상당부처에서 목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외교를 총괄하는 미 국무부 홈페이지 관련 사이트에서조차 노무현 대통령의 성을 'NO'로 표기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이와 관련, “철자는 일반적으로 다른 정부가 다른 철자를 요구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미국 정부 기관들에 의해 받아들여지는 음역법에 따른다”며 “CIA는 1939년 제정됐던, 미국 발음대로 표기하는 머큔-라이샤워안을 고집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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