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인질을 구출하기 위해 이라크에서 철수한 필리핀군 선발대가 본국에 도착한 가운데 19일 중으로 남아있는 필리핀군도 모두 철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필리핀 정부는 이와 관련 “국제사회 약속보다 자국민 생명을 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필리핀군 19일 완전 철수, 선발대 이미 귀국**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16일 이라크에서 철수했던 필리핀군 11명이 19일 필리핀 마닐라에 도착했다. 이라크 주둔 필리핀군 사령관인 호비토 팰퍼란 준장은 공항에 도착한 이후 “고국에 돌아와 기쁘다”며 “남아있는 필리핀군도 이라크를 곧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필리핀 정부는 지난 16일 이라크 납치저항세력에 인질로 붙잡힌 자국민 안젤로 드 라 크루즈의 생명을 담보하기 위해 이라크에 파견한 필리핀군 가운데 지휘관을 포함해 11명을 먼저 철수시킨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로써 이라크 주둔 필리핀군은 당초 51명이었으나 지난 14일 43명으로 줄었고 다시 선발대 형식으로 11명이 철수함에 따라 32명이 남아있는 상태이며 이들도 빠르면 19일중으로 모두 완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18일 델리아 알버트 필리핀 외교장관은 성명을 통해 “이라크에 남아있는 필리핀군은 크루즈의 생명을 위해 19일 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알버트 외교장관은 “로이 시마투 중동 담당 대사가 이라크 주둔 필리핀군 관계자와 함께 새로 구성된 이라크 주둔 폴란드군 사령관에게 가 철수 신고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필리핀군은 우선 쿠웨이트로 철수한 이후 거기서 다시 항공기로 마닐라로 귀환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쿠웨이트 주재 필리핀 대사관은 이미 수속을 끝낸 상태라 이들 군인들은 빠르면 19일 저녁 귀국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 정부, “국제사회 약속보다 자국민 생명이 더 중요”**
한편 필리핀 정부는 “국제사회에 대한 약속보다 필리핀 자국민의 생명이 더 중요하다”며 국민의 안전이 정부의 정책결정에 있어 최우선임을 강조했다.
이그나시오 분예 필리핀 대통령 대변인은 17일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필리핀군 철수는 자국민 인질을 구출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는 다른 반테러 동맹국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비겁한 것이 아니며 국제사회에 대한 약속보다 한 사람의 필리핀인 생명을 구하는 것이 (더 중요한) 타협할 수 없는 의무“라고 설명했다.
분예 대변인의 이러한 일성은 필리핀 정부의 결정은 테러리즘에 직면해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한 제이 레노 미국 방송 진행자와 기타 다른 서방국들의 비난에 대한 반응으로 나온 것이다.
분예 대변인은 이날 필리핀의 <민다나오> 라디오 방송국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필리핀군의 철수는 필리핀의 국제적 지위를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 등에 대해서는 “우리가 제일로, 최고로 여기는 것은 필리핀 국민들의 국익”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은 크루즈의 생명을 구함으로써 국가이익을 추구하는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크루즈는 모든 필리핀 사람 개개인을 대표하게 됐으며 해외에 나가 정직하게 돈을 벌려고 애쓰는 7백만에 이르는 모든 필리핀 사람의 상징이 됐다”고 강조했다.
분예 대변인은 또 “만에 하나 무장단체가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받게 될 경우 크루즈가 살해될 수 있으므로 정부의 보도 통제를 국민들이 이해해달라”며 “지금은 매우 민감한 시점으로 국민과, 특히, 언론은 크루즈가 귀국할 때까지 인내와 끈기를 가질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