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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상원 "진실 미리 알았다면 이라크전 승인 안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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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상원 "진실 미리 알았다면 이라크전 승인 안했을 것"

부시의 이라크침공 명분 '조작' 공식 판정, 부시는 입장고수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침공 명분은 모두 잘못된 정보와 과장된 정보에 기반한 것이었다."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미 상원은 9일(현지시간) 부시 정부가 주장하는 이라크 침공 정당성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이를 근원적으로 부정하는 보고서를 공식 발표했다. 이라크 침공 명분이 부시정권의 심장부에서조차 통렬하게 무너져 내리고 있는 것이다.

***美 상원, "지금 아는 것 알았다면 이라크전 승인 안했을 것"**

AP,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상원 정보위원회는 이날 발표된 보고서를 통해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 침공을 정당화하기 위해 내세웠던 이라크 대량살상무기(WMD) 등 제반 위협 사항은 "잘못되고 근거없는 정보에 기반한 것"이었고 "주요 판단사항도 과장되거나 오판"이라고 결론지었다.

이날 발표된 미 상원 정보위원회 보고서는 1년에 걸친 조사끝에 나온 것으로 정보위 위원장인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소속돼 있는 공화당의 팻 로버츠 상원의원은 "이 사실을 알았다면 이라크전을 승인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이번 보고서 의미를 함축, 표현했다. 정보위 민주당측 간사인 제이 록펠러 의원도 "그 당시 지금 알고 있는 것을 알았다면 이라크전은 승인을 얻지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의 핵심은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WMD를 보유하고 있고 핵무기를 개발하려 한다는 CIA의 주장은 이라크가 그런 무기를 갖고 있다는 '집단 사고(group think)'에 기반한 것"이라는 내용이다.

"정보 분석가들은 이라크는 WMD를 보유하고 있다는 자신들의 기존 가정 때문에 다른 의견이 제시됐음에도 이러한 정보를 무시하거나 깎아내렸다"고 보고서는 결론내렸다.

***"WMD 등 이라크 침공 명분 거짓되고 과장된 것"**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사안인데도 무조건 WMD로 몰아가려 했던 집단 사고의 사례로 보고서가 적시한 내용을 보면 우선 이라크에서 발견된 특정 목적의 트럭은 '화학무기를 운송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될 수 있다'는 추론은 "이라크가 적극적으로 화학무기를 만들고 있다"는 결론으로 확대해석됐다.

또 분석가들은 '커브볼'이라는 암호명을 사용하던 한 이라크 망명자의 신빙성없는 증언을 토대로 '이라크가 생물무기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고 결론지었지만 보고서는 "미 정보원들은 그 망명자를 직접 접촉하지도 않았지만 그 주장은 이라크가 이미 발달된 생물무기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둔갑됐다"고 적시했다.

이에 대해 로버츠 공화당 의원이자 정보위원장은 "전쟁 전에 미국 정보 당국은 의회와 국민은 물론 대통령에게 후세인이 생물 및 화학무기를 쌓아뒀고 막지 않으면 2010년까지 핵무기를 보유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오늘 우리는 이 판단이 틀렸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인정했다.

로버츠 위원장은 "정보당국의 판단이 비합리적이었고 입수가능한 정보들로 볼 때 대체로 근거가 없는 것"이라며 "이것은 세계적인 정보 실패였다"고 강조했다. 록펠러 의원도 "이라크 전쟁으로 이르게 된 실수들이 미국 역사상 가장 통렬한 손실과 정보 실패로 꼽힌다는데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상원, 부시 정부 주장 조목조목 반박**

보고서는 또 부시 행정부 관리들이 침공전 주장했던 바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선 부시 대통령은 2002년 10월 "후세인은 여전히 생화학무기를 가지고 있고 이라크의 제조 능력은 더욱 증대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보고서는 "이러한 주장은 알려져 있는 것과 정보 분석가들이 이라크 생화학무기보유에 대해 판단한 것을 과대평가한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부시대통령은 또 "이라크가 생화학무기를 이용 공격하기 위해서 유, 무인 항공기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보고서는 "이는 이라크의 소형 무인 항공기 임무를 확대해석한 것"이라고 적시했다.

딕 체니 부통령도 2002년 8월 "이라크 관리들이 몇 년전부터 시작했던 핵프로그램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보고서는 "그러한 평가는 정보기관이 상원 정보위원회에 제공한 정보로 입증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또 유엔에서 "이라크는 핵무기에 사용되는 우라늄을 농축하기 위해 고강도 알루미늄관을 구입하려 몇 번 시도했었다"고 주장했지만 상원 보고서는 이에 대해 "정보기관들의 정보에 따르면 이러한 알루미늄관은 핵무기가 아니라 재래식 로켓 프로그램을 위해 사용되려 했던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부시 기존 입장 고수**

다만 이번 보고서에 대해 민주 공화 양당 의원들은 CIA의 정보 오류를 강하게 비판하는데는 모두 동의했지만 부시 행정부 관리들이 이라크 위협을 과장하도록 정보 분석가들에게 압력을 가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민주당 의원들은 CIA가 이라크 WMD 보고서를 작성중일때 부시 행정부는 후세인 전 대통령이 WMD를 보유하고 있다는 결론을 발표했다는 점에서 "압력이 있었다"는 입장인 반면 공화당 의원들은 강한 의문을 제기하면서도 "부적절한 영향력 행사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측은 또 보고받은 정보 내용을 가감하지는 않았는지 백악관도 조사해야 한다는 입장이서 이후에도 파문은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로이터 통신은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은 이 보고서를 통해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 침공을 위해 증거를 과장했다는 비난 공세를 강화, 더욱 논란이 뜨거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부시 대통령은 명백한 조사에도 불구하고 기존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이 보고서는 정보기관들의 실수에 대해 유용한 설명을 해주고 있다"면서도 이라크 침공과 침공전 후세인 정부와 WMD에 대한 사전평가를 옹호했다. "우리는 자료를 찾지는 못했지만 그것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안다"며 "후세인이 권좌에서 물러나면서 세상은 더 나아지지 않았냐"는 '궁색한'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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