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9일 오전 오는 13일부터 개최될 예정이던 제5차 남북해운협력실무접촉 연기를 통보해왔다. 이번 연기 통보는 민간단체의 방북 연기 통보에 뒤이은 것으로 남한 인사의 김일성주석 10주기 조문 방북 취소와 맞물린 것으로 해석되고 있어 당장 11일부터 시작되는 10차 이산가족상봉문제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
***북, 남북해운협력실무접촉 연기 통보. 민간단체방북도 연기통보**
통일부는 "북측이 9일 오전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북측 위원장 명의의 대남전통문을 통해 제5차 해운협력실무접촉 연기를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북측은 이날 남측에 전달한 대남 전화통지문에서 "13일부터 15일까지 속초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한 5차 남북해운협력실무접촉을 예정대로 개최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5차 해운협력실무접촉에서는 당초 남북간 이어지고 있는 7개 해운 항로에 상선 운항과 관련해 협의할 계획이었다.
한편 이번 연기 통보는 8일 남측 민간단체들에 대한 방북연기 통보에 이은 것이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이용선 사무총장 등 일행은 이날 중국 심양에서 북한 신의주를 방문하기 위해 사증을 받는 과정에서 북측으로부터 입국연기 통보을 받았다. 이용선 총장은 당초 북한용천돕기문제로 방북할 계획이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한 관계자는 9일 이와 관련, "이번 김일성 주석 남측 민간사절단 취소된 것과 관련된 듯 하다"며 "북측은 연기를 통보하며 '10일정도 기다리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북, 김일성주석 10주기 조문방북취소 비난**
이처럼 북측의 연기 통보가 잇따르는데 대해 그 배경으로 남한 인사의 김일성 주석 10주기 조문 방북이 취소된 것과 관련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8일 박용길 장로 등 남한 인사의 조문 방북이 취소된 것과 관련, "북남 사이의 초보적인 인사내왕도 가로막는 자들에게는 내왕의 길을 열어 줄 생각이 없다"며 조문단 취소를 강하게 비난했었다.
조평통 대변인은 또 이날 담화를 통해 "우리의 체제를 부정하고 우리를 대화상대로 하지 않으려는 자들과는 더 이상 상종할 의사가 없다"며 향후 남북관계가 악화되는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남한 당국자들이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평통은 남한에서 총리와 통일부장관이 새로 부임하자마자 "북남관계를 반민족적이며 반인륜적인 6.15 이전의 '문민정권' 시기로 끌어가려는 데 대해 책임을 엄격히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북남 사이에 인사내왕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6.15 시대에 와서 이런 행위를 감행함으로써 그 죄악은 보다 엄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평통은 이어 "이미 천만부당한 '특검' 소동으로 6.15의 의미를 훼손시키려 했고 이제 와서는 동족이고 대화상대인 우리의 체제마저 부정하려는 남한 당국의 오만불손한 행위에 대해 절대로 수수방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통일부 "방북취소, 개인들이 남북관계 발전 고려해 내린 결정"**
북측의 이같은 비난 담화 발표에 대해 통일부는 9일 "남북관계가 안정적으로 발전되고 있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오해와 논란이 생겨나는 것은 남북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다"며 "앞으로도 남북 화해협력을 일관되게 추진해 나갈 것이며 이 문제가 남북관계 진전에 장애가 되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또 "우리측 일부 단체와 개인들이 방북을 포기한 것은 우리 사회의 현실과 남북관계의 발전을 고려하여 심사숙고 한 끝에 내린 결정이라는 것을 북측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 관계자는 9일 "정부측에서 조문단에게 정식으로 방북포기를 요청하지 않았으며 신청자체가 들어오지 않았었다"며 "신청이 왔다면 각 부처 의견을 받고 규정대로 처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11일 금강산서 열리는 10차 이산가족 상봉 우려. 통일부 "계획대로"**
관계자는 그러나 "북한으로서는 이유야 어떻든 기분이 나쁠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 "이번 연기가 우리측 태도 때문에 연기된 것인지 아니면 북한측 사정으로 인해 연기된 것인지는 추후 전개 내용을 좀더 살펴봐야 할 것"이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관계자는 이산가족 상봉문제와 관련해서는 "현재까지는 계획대로 추진되고 있다"며 "지난 3월에도 북측은 청산결제실무접촉은 연기했지만 이산가족상봉은 그대로 추진했으므로 이번에도 선례와 같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는 11일부터 16일까지 금강산에서 10차 이산가족상봉이 열릴 계획이며 남측 이산가족은 육로를 통해 이동할 예정이다. 하지만 최근 조문 연기로 인해 조성되고 있는 긴장기류로 인해 어떤 영향을 받을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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