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은 임홍재 주이라크 대사가 김선일 씨가 실종된 상태였던 지난달 초 실종사실을 알고 있던 요르단 암만 한인교회를 방문한 사실을 확인, 임 대사가 사전에 김 씨의 실종, 피랍사실을 알았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은 이에 따라 임 대사를 일시 귀국시키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감사원, 주 이라크 대사 김씨 실종,피랍 사전 인지 정황포착**
7일 감사원에 따르면, 임홍재 주이라크 대사가 김선일씨가 실종된 상태였던 지난달 9일 바그다드를 떠나 요르단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돼 감사원이 경위를 조사중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이와 관련,“임 대사가 9일 요르단으로 건너가 12일 다시 바그다드로 돌아온 사실을 현지조사단이 확인했다”며 “임 대사가 이 기간 중 요르단에 있는 한인교회인 '필라델피아 교회'를 방문한 것으로 드러나 김씨 실종 사실을 알았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감사원 이라크 현지조사단은 이같은 정황 증거를 포착하고 임 대사가 사건 초기에 김씨 실종 및 피랍 가능성을 인지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진위를 집중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또 이라크 현지 조사단이 오는 11일 귀국이 예정돼 있어 필요할 경우에 임 대사를 일시 귀국시켜 추가조사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 관계자에 따르면 임 대사는 당시 필라델피아 교회에 1시간20분가량 머물면서 교회 관계자들과 악수하는 등 인사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임 대사, 6월초 김씨 피랍사실 알려진 암만 한인교회 방문**
감사원은 가나무역 김천호 사장이 6월3일 김씨 실종 사실을 A 교회 강모 목사 등에게 알렸고 강 목사 등은 요르단과 일부 국내 교회에 이를 알려 임 대사가 요르단에서 이런 내용을 접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감사원은 실제로 강 목사로부터 지난달 4~5일께 이라크에 있을 때 가나무역 김천호 사장이 찾아와 ‘직원 1명이 행방불명된 지 얼마 됐는데 납치된 것 같다’고 말했다는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강 목사가 김 사장한테서 김 씨 피랍사실을 전해들은 즉시 요르단 선교사 가운데 1명에게 이메일을 보내, 현지 한인들 사이에 소문이 널리 퍼졌을 개연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임 대사는 또 요르단 암만에서는 이라크에 파견된 국정원 요원 김 모씨와 함께 머물렀던 것으로 밝혀져 임 대사가 알았을 경우에는 국정원 관계자도 이를 파악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임 대사 사전 인지 가능성 부인**
하지만 감사원은 아직까지 임 대사가 김씨 실종 사실을 구체적으로 파악했다는 내용은 확인하지 못해 추가 조사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 대사도 "김씨의 실종 및 피랍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요르단 방문에 대해 임 대사는 단순히 심신이 피로해 잠시 휴식을 취하러 간 것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한인교회를 방문한 것은 예배를 보기 위한 것이라고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 대사는 또 암만에서는 골프를 즐긴 것으로 전해졌으며 피랍사실을 알았다는 외교부 본부에 보고하지 않을 이유가 별로 없다는 점 때문에 임 대사의 진술대로 ‘우연의 일치’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원이 임 대사 귀국을 검토하는 이면에는 현지감사를 통해 요르단 선교사 등으로부터 '결정적 증언'을 확보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감사원의 추후 조치가 주목된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