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인 조사관이 이라크내 수감시설에서 미군의 이라크인 신문을 도왔다."
사실이라면 가공할 파괴력을 지닌 증언이 한 미국 고위 장성의 입에서 나왔다. 이스라엘 정부는 즉각 부인하고 나섰지만 사실여부를 떠나 이라크 민심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카핀스키 준장, "이스라엘 조사관, 이라크서 포로 신문 개입"**
이라크 포로 학대 사건이 터져나온 이라크의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 관리 임무를 책임지고 있던 재니스 카핀스키 준장은 3일(현지시간) 영국 BBC 4 라디오의 <오늘>에 나와 "이스라엘인이 이라크내 한 수용시설에서 이라크인들을 신문하는 것을 도왔다는 증거가 있다"는 폭탄 발언을 했다.
BBC에 따르면 고위 미군 관계자가 이스라엘인의 연합군내 역할을 밝히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카핀스키 준장은 "비밀장소에서 조사관으로 일하고 있는 이스라엘인을 바그다드에서 만났다"고 밝혔다.
포로 학대로 기소는 되지 않았지만 직무정지중인 카핀스키 준장은 고위 연합군 장성과 함께 이라크내 정보시설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전에 만난 적이 없던 한 사람을 만나 그에게 "거기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 사람은 "이곳에서 조사 관련 일을 하고 있다"며 "나는 아랍어를 하지만 아랍사람이 아니라 이스라엘 사람이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인이 이라크 내에서 정보기관 업무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포로 학대 사건을 처음부터 추적해온 <뉴요커>의 세이무어 허시 기자도 카핀스키 준장과 마찬가지로 확인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목적은 구금된 이라크 비밀기관요원에 대한 접근권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 정부 부인. BBC "사실여부 떠나 아랍세계 큰 분노"**
이같은 보도에 대해 이스라엘 정부는 물론 강력 부인하고 나섰다. 4일 AFP통신에 따르면 아리엘 샤로 이스라엘 총리실측은 성명을 발표하고 "이스라엘 조사관이 이라크 포로 및 구금자 조사에 연루돼 있다는 보고는 근거가 없다"며 "단연코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실벤 살롬 이스라엘 외교장관도 "카핀스키 준장의 주장은 완전히 근거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스라엘군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라크에 훈련이나 조사 등 어떠한 형태로라도 연관을 맺고 있지 않다"며 "모든 주장은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와 관련해 한 최고위 미군 관리는 "카핀스키 준장의 주장은 포로 학대에 연루된 한 계약업자의 성이 이스라엘식이어서 나온 그럴듯한 말일뿐"이라고 밝혔다고 워싱턴포스트가 4일 보도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정부와 미군 최고위 관리의 강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주장은 커다란 폭발력을 지닐 것으로 보인다. 아랍인들의 적대 대상 1호인 이스라엘이 포로 학대로 가장 민감한 문제인 이라크 포로 신문에 개입했다는 것은 이라크인들 사이에서 강한 반감을 초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BBC 방송도 "이러한 주장이 사실이든 아니든, 이러한 것은 혐의만으로도 아랍 세계에 분노를 야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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