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순 북한 외무상과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은 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북-미 외교장관회담을 개최했다. 2002년 이후 양국간 최고위급 회담인 이 자리에서 양 장관은 지난 3차 6자회담에서 쌍방이 제안한 방안에 대해 논의를 가져 그 결과가 주목된다.
***북-미 외교장관회담 개최. 2002년 이후 양국간 최고위급 회담**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백남순 외무상과 파월 국무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현지시간) 자카르타 시내 컨벤션센터에서 제11차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담에 앞서 양국외교장관회담을 가졌다.북-미 외교장관회담은 2002년 7월 브루나이에서 제9차 ARF 이후 이번이 처음으로 2002년 이후 열린 양국간 회담 가운데 최고위급 회담이다.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은 회담개최 사실을 발표하고 “양 장관은 지난달 중국에서 열린 제3차 6자회담에서 쌍방이 제안한 해결 방안에 대해 논의를 했다”며 “논의가 쌍방의 제안을 명확히 하는데 도움이 되는 등 유익했다”고 말했다.
지난 3차 회담에서 미국은 지난 1차 회담이 시작된 후 처음으로 구체적인 포괄적 해결방안을 내놓았었으며, 북한도 동결 조건과 폐기 방안에 대해 진전된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바우처 대변인에 따르면 파월 장관은 백 외무상에게 "북한 핵프로그램 폐기에 대해 한 단계 진전된 안을 수용하라"고 촉구하고 "미국의 제안이 실질적인 진전을 위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우처 대변인은 그러나 "백 외무상은 이와 관련해 즉답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3차 회담서 제안된 양국 해결방안 논의. 北, “미국을 영원한 적으로 간주 안해”**
북한측도 회담을 마친후 성명을 발표하고 백남순 외무상의 발언을 소개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양 장관은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은 물론 동북아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백남순 외무상은 이어 “미국이 양국 관계 진전을 의도한다면 북한도 또한 미국을 영원한 적으로 간주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미관계는 전적으로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의 철회 여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백 외무상은 또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 목적을 유지한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으며 대화를 통해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게 기본입장”이라며 “북-미간에 신뢰가 없는 상태에서 핵문제 해결의 유일한 방법은 동시행동원칙”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측 성명에 따르면 백 외무상은 특히 “동결대 보상이라는 북한측 제안을 받아들임으로써 직접적인 보상을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美 파월, “북 신속하게 핵폐기 나서면 포괄적 해결방안도 빠르게 진행될 것”**
한편 파월 장관은 전날인 1일 자카르타에 도착한 후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는 (북한에) 요구된 것들이 행하기에 어렵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북한이 신속하게 핵폐기에 나선다면 포괄적 해결방안의 과정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었다.
그는 그러나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폐기하겠다는 진정한 의도를 보여주지 않은채 미국으로부터 경제적 이득을 고집한다면 이는 시간낭비”라며 “우리는 말 대 말, 행동 대 행동 원칙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테이블 위에 어떤 것을 놓을 준비를 하기 전에 우리는 행동을 봐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해결책은 북한이 궁극적으로 모든 핵 프로그램의 폐기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이런 프로그램에 대한 인정과 함께 시작돼야 한다”며 “미국은 1994년의 제네바협정의 경험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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