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 백남순 북한 외무상은 1일 오후 사상 두번째 남북외교장관회담을 갖고 공동언론발표문을 발표했다.
***사상 두 번째 남북외교장관회담 열려. 공동언론발표문 채택**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차 인도네시아를 방문중인 반기문 장관과 백남순 외무상은 이날 오후 2시(현지시간) 자카르타 소재 JW 메리어트호텔에서 만나 남북외교장관회담을 갖고 공동언론발표문을 채택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번 남북외교장관회담은 6.15 공동선언 직후인 2000년 7월 태국 방콕에서 당시 이정빈 외교장관과 백 외무상간의 회동에 이은 두 번째다.
두 장관은 공동발표문에서 “2000년 6월 역사적인 평양 남북정상회담과 6.15 공동선언이 남과 북이 화해협력, 평화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근본초석임을 재확인하였다”며 “쌍방은 2000년 6월 남북 공동선언의 정신에 입각하여 협력과 교류를 활성화할 필요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 하였다”고 말했다.
남북은 이어 “이와 관련, 쌍방은 남북 관계발전을 위해서 국제연합, 아세안지역안보포럼 등 국제무대에서 계속 상호 협력해 나가기로 하였다”며 “쌍방은 6자회담을 통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이 한반도의 안정뿐만 아니라 남북관계의 발전에도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라는 의견을 같이 하였다”고 밝혔다.
두 장관은 이 자리에서 북한 핵문제와 남북관계, 외교채널 상설화 등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반 장관은 회담 인사말에서 “2000년 7월 이후 4년만에 남북 외교장관이 만나 이렇게 협력방안을 협의하게 돼 반갑다”며 “최근 경제, 군사 분야의 협력 진전에 이어 외교 분야에서도 협력관계를 이뤄 전면적 협력 기회로 삼자”고 말했다.
백 외무상은 이에 “말도 하나, 문화도 하나인 같은 민족이 이렇게 외국에 와서 얘기를 하다니 수치스럽다”면서 “남북협력 분야에서 가장 뒤떨어진 게 외교인만큼 앞으로 남북은 하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 장관 회담 앞서 가진회견서 “남북외교채널 상설화 방안 제기할 것”**
한편 반장관은 남북외교장관회담을 갖기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그동안 남북간 통일부 차원에서는 직통전화가 열려 있지만 외교채널은 그렇지 않다”며 “외교채널 상설화 방안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장관은 “이번 남북장관급회담도 회담 개최의 대원칙은 유엔 차원에서, 구체적인 실무적인 논의는 주 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을 통해 이뤄졌다”고 말해 급조된 채널에서 논의가 이뤄진 만큼 상설화된 채널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반 장관은 그러나 “양측간에 핫라인이 있으면 좋겠지만 이번에 제기할 외교채널 상설화가 핫라인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번 ARF 회기내 북-미 외교장관회담 열릴 듯 **
반 장관은 한편 북미 외교장관회담 성사 여부와 관련, “북일 회담은 하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으나 북-미는 미정인 것으로 알고 잇다”며 “백 외무상에게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을 만나기를 권유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반 장관은 또 “지난 2002년 파월 장관과 백 외무상간의 회담도 사전에 미리 정해진 것이 아니며 우연히 로비에서 만나는 형식으로 만남이 이뤄졌다”고 말해 ‘ARF 회의장에서 잠깐 짬을 내서 만나는 형식이 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FP 통신에 따르면 북한측 대표단 대리인 격인 정성일 외무성 국제기구국 부국장은 이날 오전 숙소인 JW 메리어트 호텔에서 “파월 미국 국무장관을 만날 계획은 없지만 미측으로부터 제안이 온다면 백남순 외무상은 회담을 할 것”이라고 말해 회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북일외교장관회담도 열려. 백 외무상, “평화적으로 한반도 비핵화 계속 추구”**
한편 이날 북한 백남순 외무상은 메가와티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예방해 “북한은 평화적인 방법으로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적을 계속 추구하고 있다”며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한반도 비핵화라는 궁극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북한의 입장은 확고하다”고 말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백 외무상은 또 가와구치 요리코 일본 외상과도 만나 북일외교장관회담을 갖는 등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이 자리에서 가와구치 외상은 북한에 납치 일본인인 소가 히토미 일가 4명이 인도네시아에서 재회하는 안에 대해 정식으로 회담을 요구하는 동시에 히토미가 희망하는 이달 23일까지의 재회 실현을 요청했다. 아울러 안부가 전해지지 않은 납치 일본인 10명 재조사의 진척 상황에 대해서도 확인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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