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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파는 상점이 아닙니다"

지역 주민과 전문가간 다리, '과학상점' 문 열어

"과학상점, '과학'을 파는 곳이 아닙니다. 과학기술자들이 지역 주민들과 머리를 맞대고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곳이지요."

'과학상점(Science Shop)'이 대전 대덕 연구단지에 문을 연다. '사회적 약자와 공익을 위한 참여연구'를 내세우며 대덕 연구단지의 과학기술자들이 2년여에 걸쳐 준비한 '시민참여연구센터(대표 이성우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 위원장)'가 7월1일 창립총회를 열고 활동을 공식적으로 시작했다.

***"과학상점, 과학기술자들과 지역 주민들이 하나가 되는 곳"**

'과학상점'은 지역 주민들이 의뢰한 환경·보건·안전 등 여러 지역 문제들 가운데 공익성이 큰 연구 과제를 선정해 해당 분야 전문가와 지역 주민을 연결해 그 해결을 모색하는 곳이다. 1960년대 후반 네덜란드에서 이공계 대학 교수와 대학생들이 '과학기술과 대중을 잇는 실천, 대학과 지역사회를 잇는 실천'을 내세우며 처음 시작한 이래, 지금은 여러 나라에서 대안적 과학기술자 운동의 모습으로 자리를 잡았다.

'과학상점'을 먼저 시작한 네덜란드에서는 '과학상점'을 통한 연구 프로젝트에 대해 학점을 인정하고 논문 주제로 선정할 수 있도록 해 학생들과 대학원생들에게 지역 사회의 문제해결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권장하고 있다.

유럽연합(EU)도 "현대 과학기술은 시민들의 일상적인 삶이나 직접적인 생활의 질 향상과 동떨어져 지나치게 상업화되고 있다"며 "'과학상점'은 과학기술을 시민의 삶에 좀더 밀착시키는 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시민이 과학기술에 좀더 관심을 가지게 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과학상점'에 대한 지원을 공식화한 바 있다.

세계 각국의 '과학상점'들의 네트워크인 '세계과학상점네트워크(www.scienceshops.org)'는 2005년 2월에 스페인에서 '과학상점 컨퍼런스'를 열어 서로 문제의식을 확장하고 노하우를 공유할 예정이다.

***"과학기술을 시민의 삶 속으로 다시 가져가겠다"**

국내에 '과학상점'이 처음 소개된 것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서울대 이공대신문사(당시 공대신문사)에서 주도적으로 대학 사회에 '과학상점'을 소개하고, 서울대 안에 지역 사회와 연계된 '과학상점'을 만들고자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그 후 1999년부터 전북대 이강민 교수(효소공학)가 학교 안에 '과학상점'을 만들었으나 지역 사회와 연계된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데 역부족이었다.

이번에 대전에서 만들어지는 시민참여연구센터는 이런 시행착오를 교훈 삼아 대덕 연구단지의 과학기술자들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학생들이 대전의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준비했다.

시민참여연구센터는 선언문에서 "우리 모두가 숨쉬고 생활하는 자연, 지역의 이웃들, 땀 흘리는 일터와 동료들, 사회와 맺는 모든 관계들 속에서 과학기술이 어디로 가야하는지 그 답을 찾고자 한다"며 "삶과는 멀어 보였던 과학기술을 시민의 삶 속으로 가져와 구체적인 삶의 터전에 뿌리를 내리게 하겠다"고 밝혔다.

시민참여연구센터는 "지역의 문제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바로 지역 주민이라는 전제 하에 지역 주민들이 문제해결을 위해 정말로 필요로 하는 과학기술적 지식을 제공할 수 있도록 전문가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고, 그동안 가려졌던 과학기술의 폐해나 부정적인 면들을 지역 사회에 알리는 데도 힘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현재 회원 3백여명, 주요 과제만 10여개"**

시민참여연구센터는 창립총회 전부터 지난 몇 달간 지역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지역 현안을 파악하고 과제를 찾고 전문가들과 연결하는 작업을 계속 해왔다. 그 과정에서 대덕 연구단지 연구원, 대학 교수, 대학원생, 환경운동가, 가정 주부 등 회원들도 많이 늘었다.

KAIST 박사과정 출신의 이상동(32) 사무국장은 "현재 회원이 3백여명이고, 지금까지 검토·확정된 과제만 10여개가 넘는다"고 소개했다. 이상동 국장은 "특히 1·2공단 환경 개선 활동을 중점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며 "KAIST 환경공학과 학생 10여명과 지질자원연구원 과학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상동 사무국장은 "비공식적으로 원자력연구소 노동조합과 환경활동가들 사이의 만남도 추진하고 있다"며 "시민참여연구센터에서는 과학기술과 관계된 사회적 갈등을 중재하는 역할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시민참여연구센터 사람들은 센터를 '참터'로 줄여서 부른다. 시민과 과학기술자가 참여와 연대를 통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그 과정에서 '참' 과학기술을 추구하는 '터전'을 만든다는 각오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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