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개혁 열차'가 플랫폼을 출발했다"며 "정치개혁(선거법)을 시작으로 검찰개혁(공수처법·검경수사권 조정법), 유치원 개혁(유치원 3법), 민생개혁 법안 처리까지 거침없이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바른미래당·대안신당·정의당·민주평화당 등 '4+1 협의체'는 전날 기나긴 협상에 종지부를 찍고 선거법 개정 단일안을 마련해 국회 본회의에 제출했고, 문희상 국회의장은 오후 8시 본회의 개최에 이어 9시41분 의사일정을 조정해 이 안건을 전격 상정하며 '필리버스터 대전'이 막을 올렸다.
이 원내대표는 "모두의 승리를 위해 '4+1' 지도자가 한 걸음 물러선 결단은 정치사에서 보기 힘든 장면"이라고 전날 합의의 의미를 기리며 "조금 더디고 번거로워도 인내심을 갖고 국회법에 따라 개혁 완수까지 뚜벅뚜벅 전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이번 임시국회가 끝나면 2~3일짜리 임시국회를 잇달아 열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 검경 수사권조정안 등을 차례로 상정할 방침이다. 한국당이 이들 법안에도 필리버스터를 신청해 놓은 만큼, 필리버스터 정국은 연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 원내대표는 한국당을 향해선 "공공연하게 회의 진행을 방해하고 몸으로 막아서기까지 했다. (이는) 명백한 회의 진행 방해"라며 "국회법을 다시 위반하면 단호한 대응을 검토하겠다. 의사진행 방해 행위를 한 번만 더 하면 사법처리 요청도 주저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한국당이 문희상 의장을 노골적으로 비난하는 구호를 외친 데 대해 "입에 담기 어려운 치졸한 인신공격을 퍼부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반면 한국당은 여당과 문 의장에 대한 비난을 이어갔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기자회견을 열고 "좌파 독재를 위한 수단으로 입법부 장악을 위한 연동형비례제를 날치기 도입하려는 것"이라며 "위헌이다. 직접·평등선거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심 원내대표는 또 "어제 문 의장은 참으로 추했다"며 "역사의 죄인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입법부 수장이 여당의 '하명'을 받아 그대로 따르는 모습은 부끄럽기 그지없다"며 "더 이상 입법부 수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형사고발하고 직무정지 가처분을 내겠다. 사퇴 촉구 결의안을 제출하고,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도 신청하겠다"고 예고했다.
심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 2·3·4중대도 국민은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며 "민주주의를 되살리기 위해 국민들께 호소한다. 한국당을 도와달라. 민주당과 '심손정박'을 심판해 달라"고 했다.
이날 오전 본회의에서는 한국당의 2번째 토론 주자(전체 3번째)인 권성동 의원이 오전 6시23분께부터 무제한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전날 밤 시작된 필리버스터의 1번 주자는 한국당 주호영 의원(3시간59분)이었고, 이어 민주당에서도 김종민 의원이 토론에 참여(4시간31분)하며 여당 입장을 설명했다. 필리버스터는 더 이상 토론에 참여할 의원이 없거나, 회기가 종료되는 25일 자정(26일 0시)이 도래하면 종료된다.
한편 한국당은 황교안 대표가 이날 건강 악화로 병원에 입원했다고 밝혔다. 박완수 한국당 사무총장은 "황 대표는 선거법·공수처법 등 2대 악법을 막기 위해 목숨을 건 투쟁을 해왔다. 장외 집회, 삭발·단식투쟁에 이어 건강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14일간 24시간 농성을 해왔다"며 "필리버스터가 진행되는 것을 보고, 그간 지탱해오던 건강이 좋지 않아 오늘 오전 신촌세브란스병원에 입원했다"고 밝혔다.
박 사무총장은 "본회의장 농성은 황 대표의 건강 상태를 판단한 이후 지속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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