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일씨가 납치된 시점이 당초 알려진 17일이 아니라 3주 전인 5월31일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실제로 납치 사실을 알기 전에 현지 공관도 알고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돼, 미군뿐만 아니라 정부도 알고 있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더해주고 있다.
***김선일 씨, 납치 시점 3주 전 5월31일**
KBS는 22일 <뉴스 9>에서 김선일씨와 가나무역 사장을 잘 아는 바그다드 현지 교민들의 말을 인용해, "어제가 납치된 지 3주가 됐고 (가나무역) 직원이 'must be just 3 week'라고 영어로 얘기했다"고 보도했다.
가나무역 김천호 사장이 밝힌 납치 시점인 17일과 3주나 차이가 나는 셈이다.
김 사장은 이에 앞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선일씨는 오래 전부터 팔루자에 있는 미군 리지웨이 기지에서 파견돼 근무하고 있었다"며 "4~5일전 미군측으로부터 김씨가 미국 KBR 업체 직원들과 함께 기지를 떠나 바그다드로 향한 뒤 소식이 없다는 통보를 받고 실종사실을 알게 됐다"고 증언해 왔다.
김 사장이 납치 사실을 인지한 시점은 17일경이지만, 이미 상당 기간 전부터 김선일씨와 연락이 안 됐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카타르 대사관에 신고됐을 것"**
또다른 현지 교민 김모씨도 KBS와의 인터뷰에서 "<알 자지라> 보도로 한국에 알려졌는데 이전에 (카타르 한국대사관에) 신고된 걸 제가 확인했다"며 미군 당국뿐만 아니라 한국 정부도 사전에 알고 있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애초 김 사장은 "미군 당국이 납치 사실을 미라 알고 있었다"며 "납치 사실을 확인한 후 대여섯 차례 무장 세력과 접촉해 협상을 진행했다"고 증언했었다. 김모씨의 증언에 따르면 이미 카타르 대사관은 <알 자지라>가 보도된 20일 이전에 알고 있었다는 얘기다.
정부는 여러 차례 "<알 자지라> 방송과 카타르 대사관의 보고를 통해 21일에야 납치 사실을 인지했다"고 주장해 왔다. 김모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카타르 대사관이 정부에게 보고를 제대로 안 했거나, 정부가 알면서도 공개를 안 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둘 다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심각한 문제이다.
***MBC도 동일한 내용 보도**
이와 함께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도 23일 오전 현재 이라크에 체류중인 김영미 프리랜서PD와의 인터뷰에서 동일한 내용을 확인했다.
김PD는 "가나무역 직원과 한국대사관 직원 등 두 명으로부터 김선일씨가 5월31일께 납치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김PD는 "김선일씨는 팔루자에 있는 해병대로 납품한 이후 본 사람이 없다"며 "가나무역 직원이 '5월31일 이후 본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고 밝혔다. 김PD는 또 "이라크 대사관 직원도 '(실종 시점을) 5월31일로 추정하고 있다'고 증언했다"고 덧붙였다.
김PD는 '6월17일 이전에 대사관 측에서 실종 사실을 인지했느냐'라는 질문에는, "굉장히 예민한 문제라서 (지금 나온 증언만으로는) 판단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한편 23일 0시 MBC <뉴스24>는 "지금까지 알려진 바와 달리 (김선일씨의) 납치 시점이 5월말"이라며 "김씨와 동행했던 운전사는 혼자서 풀려났고, 가나무역 김 사장이 김씨를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을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같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미군뿐 아니라 우리 정부도 사전에 김씨 피납사실을 알고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앞으로 커다란 파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음은 KBS <뉴스9> 해당 기사 전문.
***KBS 뉴스 전문**
앵커 : 김선일 씨가 납치된 시점은 당초 알려진 지난 17일이 아니라 이보다 훨씬 앞선 5월 31일이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이웅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김선일 씨로부터 모든 연락이 끊긴 날은 지난달 31일입니다. 김선일 씨와 가나상사 사장을 잘 아는 바그다드 현지 교민이 KBS 취재팀에 밝힌 내용입니다.
김모 씨(현지 교민) : 어제가 납치된 지 3주가 된다고 (가나상사) 직원이 MUST BE JUST 3 WEEKS 라고 영어로 이야기했습니다.
기자: 가나상사 대표 김천호 씨가 밝힌 납치 일과는 무려 17일이나 차이가 납니다. 실제로 납치 사실이 방송되기 전에 이미 현지 공관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모 씨(현지 교민) : 알 자지라 보도로 한국에 알려졌는데 이전에 (카타르 대사관에 ) 신고된 걸 제가 확인했습니다.
기자 : 김 씨는 이를 부인하고 있지만 이 기간에 대여섯 차례 무장세력과 접촉하며 석방협상을 직접 진행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모 씨(현지 교민):: (5월) 31일 납치된 이후에 단순 강도로 생각해서 자체 구출 노력을 했습니다.
기자: 협상과정에서는 몸값 이야기가 오갈 정도로 처음에는 분위기가 좋았지만 납치 무장세력에 대한 미군의 공격이 시작되고 이어 한국군 추가 파병 소식이 전해지자 분위기가 급변한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아직 주장이 엇갈리고 있지만 납치 세력이 처음부터 협상 의지를 갖고 있었던 것은 희망적으로 받아들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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