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과 14일 사전투표에 이어 18일 오전 6시부터 오천지역 15개 투표소에서 본 투표에 들어간 이번 주민소환투표는 오후 8시 잠정집계에서 개표요건인 지역 유권자 4만4028명의 ⅓인 1만4676명을 충족치 못한 9577명에 그쳤다.
포항남구선관위가 잠정 집계한 주민소환투표의 투표율은 사전투표 3547명, 거소투표자 186명을 포함해 개표충족요건인 1만4676명에 5099명이 부족한 9577명 21.75%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26일부터 직무가 정지됐던 피청구인인 자유한국당 이나겸 의원과 박정호 포항시의원은 의원자격을 유지하며 직무로 복귀하게 됐다.
이에 대해 이나겸 시의원은 "투표의 결과를 떠나 다시 화합해서 오천읍의 발전을 위해 어떻게 나아가야 할 지 더 큰 고민을 가진다"며 "무엇보다 지역의 분열을 가져오게 된 점에 대해 너무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박정호 시의원은 "이번 일을 계기로 주민들과 더 가깝게 소통하고 화합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다시 한 번 깨달았다"며 "SRF를 둘러싼 지역의 갈등을 포항시와 협의해 잘 풀어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양은향 주민소환 청구인 측 대표는 "이번 주민소환투표에서 오천읍 주민들이 20%가 훌쩍 넘는 투표율을 보이며 SRF의 환경 문제점을 같이 공감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투표결과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이어 "시의원의 의원직 상실이 아닌 포항시, 포항시의회가 잘못된 행정을 하면 이런 결과를 가져온다는 경종을 울리는 것이 목적었기에 이를 충분히 달성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나주시가 3천억을 들인 시설의 가동을 중단하며 해결점을 찾았듯이 이제부터 포항시SRF의 가동중단과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포항시와 본격적인 싸움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영남권 최초'라는 불명예를 안은 포항남구 오천읍은 물론 포항시 전체 시의원들에게 이번 주민소환투표는 '주민들의 충복'으로 출발한 초심(初心)을 일깨우는 계기로 충분했다는 평가다.
주민 다수의 의견에 더 귀 기울이고 현실성이 부족하다 하더라도 주민들의 편에서 해결점을 찾으려는 시의원의 역할에 충실하기를 바라는 주민들의 외침이 이번 주민소환투표의 21.75% 투표율이라는 지적이기 때문이다.
반면 주민소환을 추진한 오천SRF반대어머니회 등 일부 주민들이 "주민들의 반대의견을 대변하지 않고 집회 등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명분이 '너무 이기적이었다'는 지적과 이로 인해 '5억여원 투표비용을 낭비했다'는 비난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SRF의 환경적 문제라는 논점에서 벗어난 이번 주민소환의 명분은 시의원이 할 수 있는 역할의 한계성을 무시한 '마녀 사냥'이고 인근 청림·제철동의 지난 사례에 견주어 시설가동이후 뒤늦은 반대운동이라는 그동안의 지적때문이다.
이는 시의원 또는 도의원 등의 선출직 정치인들이 찬반의 비중을 알 수 없는 특정사안에서 목소리가 큰 일부 주민들의 의견에 항상 따라야 하느냐는 물음을 낳고 있다.
한편 이번 포항남구 오천읍의 주민소환투표는 오천SRF반대어머니회를 중심으로 한 SRF반대 주민들이 오천읍 주민 8693명에게 이나겸, 박정호 시의원의 주민소환 투표 동의서를 받으면서 열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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