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뒤늦게 중국 양쯔강 싼샤댐이 우리나라 인근 해역의 해양 환경과 생태계에 미칠 영향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기로 했다. 1993년 싼샤댐 공사가 시작된 지 10년이 넘은 후 대응을 시작한 셈이다.
***2009년까지 27억원 투입해 인근 해역 싼샤댐 영향 연구**
해양수산부는 중국 양쯔강 싼샤댐이 우리나라 인근 해양 환경과 생태계에 미칠 영향에 대한 연구를 7월부터 시작한다고 18일 밝혔다.
연구기관으로 선정된 부산대 해양연구소는 ▲양쯔강 배출수 및 부유물질 유입량 변화, ▲해조류 순환과정 변화, ▲해양생물, 생태계 변화, ▲해양 환경 변화 자료 구축과 예보 모델 개발 등의 연구를 수행한다. 해양부는 2009년까지 계속될 이 사업에 27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해양부는 또 싼샤댐이 완공되는 2009년 이후에는 염도, 수온, 해류 등의 변화로 인해 해양 생물의 생산성 저하와 어종ㆍ어획량의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어업 피해 대책도 수립할 계획이다.
지난 1993년부터 건설 중인 싼샤댐은 하류의 홍수와 만성적 전력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양쯔강 한 가운데 2백km 협곡을 막은 것이다. 2003년부터 부분적인 물막이에 들어갔으며, 완공되는 2009년에는 폭 1.1km, 길이 6백km에 수위가 1백75m에 이르는 거대한 인공 호수가 생기게 된다.
***싼샤댐 영향으로 서ㆍ남해 어장 궤멸할 수도 있어**
싼샤댐이 중국 내 각종 환경문제를 야기할 뿐만 아니라 서ㆍ남해안의 해양 생태계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은 일찍부터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경고됐었다. 특히 2003년 싼샤댐의 본격적인 물막이 공사가 시작될 즈음, 국내외 전문가들이 싼샤댐 건설로 서ㆍ남해 어장이 궤멸할 수도 있다는 경고를 내놓아 비상한 관심을 끌었었다.
싼샤댐이 완공될 경우 서ㆍ남해로 들어오는 담수의 유입량이 10% 정도 줄어들고, 태평양으로 서ㆍ남해안의 물이 빠져나가는데 시간이 지연돼 오염물질 증가, 유기물질 감소, 염분 농도 증가, 수온 상승 등의 해양 생태계 변화가 예상될 것으로 예측된다. 서해로 들어오는 담수의 약 80%가 난류를 따라 양쯔강 하류로부터 올라오는 현실을 고려해본다면 이런 지적은 더욱더 설득력을 더한다.
이렇게 서ㆍ남해의 해양 생태계가 변하면 당장 꽃게, 갈치, 고등어 등 수온이나 염분 변화 등 물의 흐름에 따른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인근 어족들이 해양 환경 변화에 따라 서식지를 이동할 가능성이 커진다. 즉 계속 어획량이 줄고 있는 서ㆍ남해 어장이 사실상 궤멸될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지적이다. 실제로 나일강의 아스완 댐이 건설된 뒤 주변 어획량은 기존의 4분의 1로 줄었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뒤늦게라도 그 심각성을 자각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나 그 대응이 너무 늦은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싼샤댐의 물막이가 시작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 대응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번 정부 조치는 실질적인 대응이라기보다는 기초 조사에 머물러 있어 여전히 관련 부처가 이 문제를 긴박한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특히 이미 중국 정부가 양쯔강 하류에서 해양 생태 변화를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것과 비교하면 더욱더 그렇다.
체계적인 기초 조사와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ㆍ중ㆍ일 정부 차원의 '싼샤댐 대응'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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