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주한미군 감축 계기로 남북도 군축해야"

<6.15선언 4주년토론회> "김정일위원장 반드시 답방해야"

김대중 전 대통령은 15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답방이 이루어져야 남북간의 신뢰는 확고해지고 평화와 교류협력을 위한 진전이 크게 이루어질 것“이라며 김정일 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재차 촉구했다. 김 전대통령은 또한 주한미군 감축을 계기로 남북도 긴장완화와 군축작업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을 하기도 했다.

***DJ "김정일 위원장 답방해야“”남쪽 국민들 따뜻이 환영할 것“**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연세대 김대중도서관과 통일연구원, 북한 통일문제연구소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6.15 남북공동선언 4주년 기념 국제토론회’에 참석, 특별연설을 통해 “김정일 위원장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우리는 남북공동선언을 지지하고 있고 그 준수를 다짐하고 있고 남북공동선언에는 김 위원장의 답방이 기록돼 있다”며 “김정일 위원장의 남쪽방문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으로 전쟁의 그림자도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남쪽의 국민들은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따뜻이 환영할 것이고 우리 국민은 남북의 정상이 다시 한자리에 앉아서 민족의 협력과 번영과 통일을 논의하는 모습을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한미군 감축 계기로 남북도 군비 조절에 나서야” **

김 전 대통령은 북핵문제와 관련해서는 “우리는 6자회담을 지지한다”면서도 “그러나 문제해결의 핵심은 북쪽과 미국이 두 당사자로서 합의를 이뤄내는 것”이라며 북-미 양자대화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함으로써, 미국의 적극적 대화 노력을 압박했다.

그는 “북은 핵 문제와 관련해 세계가 납득할 결단을 내려야 하고 미국은 북의 안전을 보장하고 국제사회에 진출할 길을 열어주어야 할 것”이라고 북-미 양측의 결단을 촉구하면서 “서로 불신이 큰 만큼 실천은 동시 또는 병행해서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한반도 문제는 우리 민족의 의사가 존중되는 가운데 그 해결책이 찾아져야 한다는 것”이라며 “최근의 주한미군 감축 계획도 남과 북이 긴장완화와 군비태세의 조절에 활용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주한미군 감축을 계기로 남북이 상호 군축협상에 나설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는 주한미군 감축을 계기로 국방비 증액에 적극 나서고 있는 현재의 정부정책에 대한 우회적 비판이자 대안 제시로 해석된다.

***DJ “김 위원장, 대화 가능한 인물”**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지난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당시를 회상하며 “6.15 남북정상회담 당시와 그 이후 지금까지 4년간 이루어진 여러 가지 일들을 돌이켜 생각하면 감개무량하다”며 소회를 밝혔다.

그는 “4년전 평양을 방문할 때, 회담의 성과에 대해서 확신을 갖지 못했다”며 “그러나 분단 55년만에 양측의 정상이 만나는 것만으로도 큰 성공이라는 생각으로 방문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우리는 남북을 대표하고 있다. 우리가 마음 한번 잘못 먹으면 7천만 민족이 공멸한다. 그러나 우리가 민족의 미래를 생각하면서 올바르게 문제를 풀어나간다면 우리 국민과 후손들은 축복받을 것이다. 어느 길을 택할 것인가”라고 말했다고 소개하면서 “우리는 민족의 통일을 자주적으로 이룩해야 한다는데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당시 회담에서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소감으로 “2박3일 동안 내가 만난 김정일 위원장은 남쪽과 세계의 정세를 잘 알고 있었다”며 “매우 총명하고 결단력도 있었으며 무엇보다도 남북간에 화해와 협력을 해나가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평가는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과 페르손 스웨덴 수상도, 최근 방북한 고이즈미 일본 총리도 같은 인물평을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더불어 민족의 장래를 열어나가야 할 상대가 대화가 가능한 인물이라는 것을 알고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6.15 선언은 과거 합의문과 달라”, “남북, 평화적으로 공존 교류 협력해야”**

그는 또 6.15 남북공동선언과 이전의 7.4 공동성명이나 남북기본합의서 등을 비교하며 “후자 두 합의는 민족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숭고한 다짐이나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는 했지만 그 후로 실천이 뒤따르지 못했다”며 “이에 따라 얼마가지 않고 다시 옛날의 차가운 대결로 돌아갔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6.15 합의의 경우는 다르다”며 “이는 남북의 정상이 직접 만났고 지난 4년 구체적인 실천들이 뒤따랐으며 가장 중요한 것은 남북 사이에 사람이 서로 왕래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지금 우리의 미래를 생각하고 있다”며 “미래를 위해서 절대 없어서는 안될 일은 남북이 평화적으로 공존하면서 평화적으로 교류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