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운동선수 중 대학교 운동선수들의 폭력 경험 실태가 학생선수들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인권위원회는 16일 대학교 학생선수들은 언어폭력·신체폭력·성폭력 등 모든 조사 항목에서 초·중·고 학생보다 높은 경험 비율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 회원대학을 중심으로 총 102개 대학, 7031명의 학생선수에 대해 이뤄졌다. 응답률은 71%로 4924명(남 4050명, 여674명)이 참여했다.
앞선 조사에서 초등학교 학생선수의 경우 언어폭력 경험비율이 19%(3423명), 신체폭력 13%(2320명), 성폭력 2.4%(438명)으로 나타났고 중학교 학생선수의 경우 언어폭력 14%(3039명), 언어폭력 15%(3288명), 성폭력 5%(1071명), 고등학교 학생선수의 경우 언어폭력 15%(2573명), 신체폭력 16%(2832명), 성폭력 4%(703명)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학교 학생선수의 경우 언어폭력 경험비율 31%(1514명), 신체폭력 33%(1613명), 성폭력 9.6%(473명)으로 나타나 모든 항목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성폭력 피해는 주로 △특정 신체부위를 평가하며 성적농담을 하는 행위 4%,△자신의 실체 일부를 강제로 만지게 하거나 주무르기 등을 시키는 행위(4%) △운동 중 불쾌할 정도의 불필요한 신체접촉 행위 2.3%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슴이나 엉덩이, 성기 등을 강제로 만짐(1.2%) △신체부위를 몰래 혹은 강제로 촬영함(0.7%)와 같은 심각한 정도의 강제추행이나 불법촬영에 해당하는 성폭력도 조사됐으며 실제 성폭행을 당한 경우도 조사됐다.
한편 언어폭력과 신체폭력 경험 비율도 대학교 학생선수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교 운동선수 중 31%(1514명)은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이나 욕, 비난, 협박'을 들으면서 생활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33%(1613명)은 구타 등 신체폭력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이중 15.8%(255명)은 일주일에 1~2회 이상 상습적인 신체폭력을 당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2010년 인권위가 조사한 '대학생 운동선수 인권상황 실태조사' 결과에 나타난 11.6%보다 증가한 수치다.
인권위는 "이번 조사 결과 초중고 학생들보다 오히려 성인인 대학생 선수들에 대한 일상적인 폭력과 통제가 더욱 심각함을 확인했다"며 "대학생임에도 온전한 대학생활을 경험하기 힘들 뿐 아니라 운동부만 따로 생활하는 합숙소 생활로 인해 인간다운 삶을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체육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통해 개선방안을 검토해 대학교 운동선수 인권상황 개선을 위한 정책권고로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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