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가 학생의 임신·출산 시 산전후 요양기간을 보장할 것을 교육부에 권고했다고 13일 밝혔다. 아울러 그 기간 동안의 학업손실에 대해서도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학습권을 보장할 것도 권고했다.
인권위가 공개한 진정 내용에 따르면 중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 A 씨는 임신·출산으로 학교를 결석하게 되어 유급될 수밖에 없었다. 이에 A 씨는 지난 6월, 학생이 임신·출산한 경우에도 신체적·정서적 회복을 위한 요양기간 보장이 필요하다는 진정을 인권위에 제기했다.
통계청에서 실시하는 인구동향조사에 따르면 2018년 10대 출산건수는 총 1300건으로 전체 출산건수의 0.4%를 차지하고 있다. 인권위는 2010년 '청소년 미혼모 학습권 보장을 위한 정책권고'에서 임신한 청소년의 수를 임신중절을 포함해 적어도 연간 약 1만 50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청소년한부모가족 종합대책연구'(2013)에서 자녀를 양육하고 있거나 임신 중인 24세 이하 청소년 37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19세 미만 청소년 한부모 110명 중 77.3%가 중졸 이하 학력을 보유하고 있고 고졸은 16.4%, 대학 재학 이상은 6.4%로 나타났다.
학업을 중단한 19세 미만 73명 중 학업중단 이유가 임신·출산 때문이라는 응답이 30.1%로 나타났으며 임신·출산으로 학업을 중단한 경우 가장 주된 사유로는 '임신 사실이 주위에 알려지는 것이 두려워 스스로 그만둠'이 50%로 가장 많았고 '부모님 가족의 권유'가 22.7%, '아이를 돌보기 위해서' 13.6%, '몸조리를 위해 스스로 그만둠' 9.1%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미국·영국 등은 임신·출산으로 인한 학업중단 상황을 질병으로 인한 학업중단 상황과 동일하게 취급해 출석으로 인정하거나 휴학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대만은 2007년부터 출산휴가제를 시행해 학생도 56일간의 출산휴가와 2년 이내의 육아휴가를 신청할 수 있다.
인권위는 "청소년기의 임신·출산은 성인에 비해 감작스러운 임신·출산인 경우가 많고, 학업지속과 양육 부담 등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산모 본인에게 큰 혼란과 신체적·정서적 변화를 야기할 수 있어 더 취약하다"며 "산전후 요양기간을 제도적으로 보장해 임신·출산한 학생에게 안정감을 주고 빠른 회복을 돕는 것이 필요하다"고 권고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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