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롯데복합쇼핑몰(상암 롯데몰) 개발과 관련해 감사원이 지난 5일 "서울시가 개발 허가를 지연시켰다"는 취지의 특별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마포 전통시장 상인회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며 반발하고 있다.
롯데의 개발 사업에 감사원이 날개를 달아주는 꼴이라는 주장이다. 마포 농산물시장 등 서울서부지역상권연대(은평구, 마포구, 서대문구, 영등포구, 용산구, 강서구 전통시장 상인회)는 12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의 상암동 복합쇼핑몰 개발 사업 지연과 관련해 감사를 진행한 감사원을 규탄했다.
감사원은 지난 5일 '지방자치단체 주요 정책·사업 등 추진상황 특별점검' 결과를 통해 "상암 롯데쇼핑몰 개발 사업을 서울시가 부당하게 장기 지연시켰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면서 박원순 서울시장에게는 이 사업의 세부 개발 계획 결정 업무를 조속히 처리하라고 통보한 바 있다.
서울시는 2011년 복합쇼핑몰 유치를 위해 마포구 상암택지개발지구 3개 필지를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했다. 2013년 롯데쇼핑을 최종 낙찰자로 선정되면서 매각 계약 체결 시 개발이 지연될 경우 서울시가 롯데에 지연배상금을 부과하도록 하는 조건을 달았다. 같은 해 9월 롯데가 세부개발계획안을 마련한 뒤 서울시에 승인을 요청했으나 서울시는 2015년 롯데 측에 인근 전통시장과 상생 합의를 추진하라고 롯데 측에 요구했다. 롯데가 2017년 상생협력 방안을 제시했지만 서울시가 1개 시장이 반대해 합의가 되지 않았다며 심의를 보류했다. 그러나 감사원은 서울시의 심의 지연을 문제삼았다.
관련해 롯데쇼핑 관계자는 "현재 서울시와 합의를 진행중"이라며 "원활하게 될 경우 인허가까지 1년 정도가 걸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상권연대 측은 반발했다. 감사원은 '전통시장 17곳 중 16곳이 복합쇼핑몰 입점을 찬성했다'는 것을 근거로 사용했으나 상권연대 측은 인근 전통시장 17개 단체 당사자들이 찬성한 적이 없다며 감사원 결과 발표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김진철 서울상인연합회 부회장은 "17개 인근 전통시장 중 망원시장만 반대를 하고 16개 시장이 찬성입장을 밝혔다는 데 어떤 시장인지 우리도 궁금하다"며 "16개 상인회의 동의에 대해 감사원이 명백히 공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상현 강서구 방신시장 상인회장은 "십 수년 전 김포공항 내 이마트가 출점하고 그후 롯데쇼핑몰이 들어오면서 그 인근의 공항시장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며 "전통시장이 어떻게 망가지는지 목도한 저희 입장에서 대형 쇼핑몰이 들어오면 영세상인들이 어떻게 될지는 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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