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주민소환투표 합동연설회에서 쌍방의 주장이 주민소환투표의 발단이 된 'SRF'의 환경문제'라는 본질보다 단지 시의원의 자리를 둔 문제로 강하게 비춰졌기 때문이다.
포항SRF를 둘러싼 주민소환투표 합동연설회는 11일 청구인 측 대표 양은향(오천SRF반대어머니회 대표), 고일래(오천SRF비대위 부위원장)씨와 이남겸·박정호 시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HCN경북방송의 생방송으로 진행됐다.
이날 연설회는 토론방식이 아닌 쌍방이 준비한 내용을 10여분 연설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당초 기대됐던 논리싸움보다는 주민들의 감정에 호소하는 경향이 강했다.
청구인 측은 "설명회 등을 하지 않아 올해 3월 SRF반대 전단지를 보고 시설에서 유해가스 배출을 알았고 법정기준치 이하이기에 안전하다는 포항시의 주장은 의학적인 안전기준치가 아니다"며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우려했다.
또 "시의원들은 가동중단이 불가능하다는 포항시를 대변했다"며 "가동중단과 폐쇄 이전을 요구하는 의견을 우리 편에서 포항시에 전달하는 시의원을 위해 주민소환투표에 소중한 한 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각장이 지난해 11월 시험가동 당시부터 이나겸·박정호 의원에게 초당적 협력을 제안했지만 박칠용 의원만 참석해 수차례의 집회에 끝까지 자리를 지겼다"며 "참석요청이 없었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이에 이나겸 시의원은 "지난 2008년부터 추진된 이 시설이 국가기준보다 더 강화된 시설이 되도록 수차례 주문했었다"며 "의원식 상실이 SRF 중단은 아니며 오천지역 발전에 무슨 도움이 되느냐"고 주장했다.
또 박정호 의원과 같이 "환경의 심각한 문제와 위법사항이 있다면 운영중단을 요구할 것이고 조례도 만들어 지역이 좀 더 나은 환경과 삶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천읍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하며 장기적으로 SRF시설의 이전을 추진하겠다"며 "주민소환으로 불편함을 끼쳐 죄송하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이날 청구인 측과 피청구인 측의 연설을 종합해 볼 때 'SRF 인근 주민들의 안정성이 최우선으로 고려돼야 한다'는 이번 주민소환 문제의 핵심을 겉돌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0여분의 짧은 시간에 의견을 충분히 피력하지 못한다는 점은 있지만 논란의 중심인 낮은 굴뚝에서 배출되는 다이옥신 등 대기환경 문제를 충분히 거론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또 대기환경 문제에 대해 포항시와 포항시의회의 투명한 대응을 요구했어야 했다는 목소리가 커지며 "합동연설회는 오로지 자신들의 처지를 호소하기 급급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간 주민소환을 바라보는 여론의 줄기가 '명분이 약하다'는 쪽으로 흐른 이유는 환경문제를 풀어나가고자 하는 본질과 함께 '환경문제에 대해 투명치 못하다'는 포항시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점이 가려졌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11월 포스코의 기초제안서 접수로 시작됐던 이 시설은 RDF에서 SRF로 명칭도 바뀌고 시행사도 변경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 과정에 포항시는 청림·제철동을 비롯해 오천지역에도 자생단체들의 부산과 원주의 시설 견학을 추진하면서 설명회도 가졌고 오천지역자생단체의 요구사항을 검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설이 가동되면서 불거진 악취문제와 다이옥신 등 대기환경 문제에 대해서는 주민들이 이해할 만할 만족한 답변을 내놓치 못했다.
지역 환경업계는 "포항시는 주민소환투표 결과를 떠나서 당장 가동중단과 이전이 불가능한 상황에 주민들이 걱정하는 시설의 운영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보완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예을 들어 설비를 보강해 한번 더 필터링을 하고 소각 온도를 높여 다이옥신 배출을 억제하고자 하는 해결 의지만이 이번 사태를 제대로 해결 하는 유일한 길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주민소환투표는 오는 13일과 14일 사전투표에 이어 18일 당일 하루동안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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