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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새 이라크 결의안 만장일치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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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새 이라크 결의안 만장일치 통과

이라크 임시정부에 미군 군사작전에 대한 ‘발언권’ 인정

새로운 이라크 결의안이 8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15 대 0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이번 결의안은 이라크 주권이양을 재확인하고 다국적군 주둔 근거를 마련한 반면 이라크 임시정부는 미군 등 다국적군의 군사작전에 ‘발언권’을 갖는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유엔, 이라크 새 결의안 만장일치로 통과. 임시정부에 군사작전 ‘발언권’ 인정**

유엔 안보리는 이날 이라크 주권이양을 재확인하는 결의안을 15 대 0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고 AP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새 이라크 결의안은 지난 2주동안 4번이나 수정됐는데 미-영 결의안에 반대해오던 프랑스와 독일이 결의안 수정 내용에 찬성함으로써 통과됐다.

막판까지 논란을 보인 부분은 이라크 임시정부에 미군 주도 다국적군의 ‘팔루자 학살 봉쇄 공격’처럼 ‘민감한 공세 작전’에 거부권을 줘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새 이라크 결의안은 거부권을 부여하지는 않았지만 이라크 지도자들에게 그러한 작전에 대한 ‘발언권’을 부여해 임시정부과 다국적군과의 관계를 설정했다.

하지만 프랑스의 장 마르크 드 라 사블리에르 유엔대사는 “프랑스는 다국적군이 이라크 주권 정부의 의견을 거부할 것이라고 상상할 수 없다”고 말해 사실상 다국적군의 민감한 공세작전에 이라크 임시정부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결의안으로 다국적군 주둔 근거 마련, 철군시한도 정해**

새 이라크 결의안은 또 다국적군의 주군 근거를 마련한 반면 철군 시한을 정했다. 다국적군은 이라크 안보와 안정 유지를 위해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반면 이라크 정치 과정의 마무리 시점인 2005년 말까지 임무를 완수하고 철군하도록 했으며 다국적군의 임무는 해마다 재검토되고 이라크 정부의 요구가 있을 시에도 철군하도록 했다.

아울러 결의안은 늦어도 내년 1월 31일까지 총선을 통해 이라크의 합법적인 정부를 구성하도록 결정했으며 2005년 12월 31일까지 헌법 절차에 따라 정부를 출범시킬 수 있도록 이라크 영구헌법 초안을 작성토록 했다.

결의안은 또 이라크 임시정부의 권한과 한계도 규정했다. 이라크 임시정부는 이라크 군경에 대한 완벽한 통제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됐지만 총선으로 선출되는 이라크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현재의 정치 구조 변경을 할 수 없다.

새 결의안은 이밖에 석유수출대금 관리의 이라크 정부이관, 정치이행과정에서 유엔이 담당할 핵심적 역할 등을 규정했으며 이라크 재건과 치안 확보를 위해 모든 유엔 회원국들에게 병력 등 필요한 지원을 하도록 촉구했다.

***세계 각국 환영. 주요국, 이라크 지원할지는 미지수**

이번 결의안 통과에 대해 주요 세계 각국도 환영의 의사를 표했다. 우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번 조치로 이라크 민주주의를 위한 장이 마련됐다”며 “중동에서 변화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G-8 정상회담 참석차 방문하고 있는 미국에서 “이는 새로운 이라크에게 중요한 의미의 초석”이라며 “이제 과거의 분열을 잊고 현대화되고 민주적이며 안정된 이라크를 위해 단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랑스와 함께 미국 결의안에 반대해왔던 독일의 요슈카 피셔 외무장관도 베를린에서 “이라크 안보 상황의 안정화를 이루길 바란다”고 환영의 뜻을 표했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이번 결의안은 주요한 진전”이라며 의미를 부여했으며 왕광예 유엔주재 중국대사도 “이번 결의안은 이라크 정치과정에서 역사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러한 세계 각국의 결의안 통과 환영 움직임과는 달리 이번 결의안을 무기로 미국은 세계 각국에 이라크 지원 동참을 요구하고 나설 테세이지만 세계 각국이 실질적인 도움을 줄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와 관련해 부시 대통령도 다른 나라의 군사적 지원 가능성을 낮게 예상한 바 있다. 결의안을 통과시켰던 프랑스와 독일, 러시아, 캐나다 등은 이미 군대를 보내지 않을 것임을 강조한 바 있다.

***이라크 임시정부, 국내외적으로 인정받게 돼. 갈등 요소는 여전**

한편 이번 결의안이 통과됨에 따라 새로 들어선 이라크 임시정부는 국내에서 체계를 잡을 시간을 벌게 됐으며 국제적인 주권국가로 인정받게 돼 국내외적인 안보 상황에 대처할 수 있게 됐다. 반면 연합군 점령당국(CPA)는 오는 6월 30일 점령을 끝내고 해체된다.

이와 관련 호시야르 제바리 이라크 외무장관은 뉴욕에서 “이번 결의안은 이라크 안보 상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라크 해방 이후 지금까지 우리가 겪어온 어려움의 주된 이유였던 외부세력의 이라크 점령을 끝내게 됐다”고 환영했다.

하지만 새로운 이라크 결의안이 통과되고 이라크 임시정부가 명실상부한 주권정부로 들어서게 되더라도 이라크 민족간 갈등과 저항세력의 움직임이 잦아들 것으로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번 결의안 통과로 많은 이라크 국민이 임시정부를 지지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긴 했으나 지난 몇 개월 동안 미군과의 격렬한 전투를 벌인 강경 시아파 지도자 무크타다 알-사드르와 수니파 강경세력 등 반미 공격을 주도했던 강경 저항세력들의 지지까지 얻지는 못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또 시아파 최고 지도자인 그랜드 아야톨라 알리 알-시스타니는 결의안이 임시헌법을 언급하지 말라고 경고한 반면 쿠르드족 지도자들은 임시헌법을 승인하지 않으면 정부 구성 및 총선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혀 종족 종파간 임시헌법을 둘러싼 갈등관계가 벌써 표면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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