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말경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 3차 6자회담을 앞두고 미국은 한국이 지난 2월 제안한 북핵 해결을 위한 3단계 해결방안에 찬성하고 북핵문제를 유엔에 상정할 계획이 없다고 밝혀 차기 회담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한국의 3단계방안 찬성, 북핵문제 유엔상정계획 없어” **
미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4일(현지시간) 한국 워싱턴 특파원단과 가진 한미관계 배경 설명에서 “미국은 한국이 지난 2월 제안한 북핵 해결을 위한 3단계 해결방안에 찬성했으며 북한 핵문제를 유엔에 상정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계자는 이날 “유엔은 매우 상징적인 기구”라고 전제하고 “북핵문제와 관련 미국은 유엔으로 이 문제를 가지고 갈 계획이 없다”고 강조해 한때 미 행정부내 강경파들이 주장했던 북핵문제의 유엔 안보리 논의 방안이 사실상 포기됐음을 시사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우리는 6자회담이 핵문제 해결을 위한 좋은 계기를 제공한다고 본다”며 특히 “한국이 지난 2월 제기한 3단계 해결 방안이 매우 합리적”이라고 평가해 미국이 북핵문제를 6자회담의 틀 내에서 해결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3단계 해결방안과 관련해 “미국과 일본측은 이중 동결부분을 매우 일시적인 것으로 만들어야 하지만 이것이 핵문제 해결 과정의 좋은 ‘시동걸기(jump start)’라고 평가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솔직히 말해 의회의 일부 인사들은 (조건부로) 우리가 북한에 안전보장이나 일시적 에너지 지원을 제공한다는 계획에 매우 우려하고 화를 냈다”면서도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우리는 안전보장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래서 우리는 한국의 제안에 찬성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이 이에 따라 북한이 핵동결을 하면 미국은 에너지 지원과 대북 안전보장에 따른다는 것을 승인했음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지난 2월 2차 6자회담서 3.3.3 북핵해결방안 제안**
미국은 그동안 ‘북한의 선(先) 핵포기후 안보 및 경제우려를 해소한다’는 전략으로 두 차례의 6자회담과 한 차례의 북핵실무그룹회의에서 우선 북한이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방식의 핵폐기) 원칙과 고농축우라늄(HEU) 핵프로그램의 존재에 대한 시인을 촉구해왔다.
이런 입장아래 미국은 지난 2차 6자회담에서도 북핵해결 2단계의 '동결 대 보상' 조치와 관련, “북한의 핵포기를 전제로 한 핵동결에 나서면 에너지 지원을 할 수 있다”는 한국과 중국, 러시아의 입장에 대해 이해와 지지를 표시하지만 동참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따라서 미 정부 관계자가 밝힌대로 미국이 한국의 3단계 해결방안을 받아들였다면 미국은 기존 입장에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판단돼 차기 6자회담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미국측이 찬성한 것으로 알려진, 한국이 제안한 3단계 북핵해결 방안은 ▲1단계로 북한이 핵포기를 선언하면 한.미.일 3국이 대북 안전보장을 밝히는 이른바 '말 대 말' ▲2단계로 북한이 핵동결 및 포기를 하면 3국은 '상호조율된 조치'를 제공하는 '행동 대 행동' ▲3단계로 완전한 핵문제 해결 이후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상호관심사 해결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상호조율된 조치’는 한.미.일 3국이 북한에 안전보장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관계정상화를 포함해 북측의 관심사에 대한 조치를 의미하며, 특히 3단계에서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은 테러와 인권, 미사일 문제의 해소까지도 포함하며 궁극적으로 대북 안전보장이 구축되는 단계를 의미한다.
한국은 아울러 북한이 핵폐기 용의를 표시하면 한.미.일이 안전보장 제공 의지를 표명하고, 이어 북한이 핵폐기를 개시하면 3국이 잠정적 안전보장을, 그리고 북한이 핵폐기를 완료하면 3국은 최종적 안전보장을 제공한다는 또다른 대북 안전보장 3단계방안도 제시했다.
이밖에 한국은 북한의 핵폐기를 전제로 동결을 시작하되 동결은 최단기간에, 그리고 국제사회의 사찰을 수용하고 고농축우라늄(HEU)을 비롯해 모든 핵을 포함한다는 핵폐기 수용의 3가지 조건도 제시했다. 이른바 3.3.3 단계 해법인 셈이다.
***일본도 북핵 해결에 적극 나설 가능성 커. 차기 회담 주목돼**
미국이 이러한 전향적인 자세를 보임에 따라 한미일 공조를 맞춰오던 일본도 우리의 제안을 받아들여 북핵 해결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도 지난 5월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 북-일 정상회담을 열어 일본인 납치 문제를 해결하고 북-일 관계개선을 위한 단초를 제공한 바 있어,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고이즈미 총리와 회담을 한 것 이외에도 지난 4월에는 6자회담 주최국인 중국을 방문해 평화적인 대화의 틀인 6자회담에서 북핵문제를 풀겠다는 의견을 표명하고 폭넓은 의견을 교환한 바 있어 차기 6자회담이 진전된 성과를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크게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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