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금리 인상 가능성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국 증시 등 아시아증시가 폭락하는 등 또다시 크게 흔들렸다. 중국 인민은행은 금리 인상설을 부인하고 나섰지만 패닉 상태에 빠진 투자심리를 진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었다.
***한국 증시, 전날보다 34.33 포인트 폭락한 770.06으로 마감**
이날 거래소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장초반에 잠깐 상승세를 보였으나 곧바로 하락세로 돌아선 뒤 횡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오후 들어서는 20일 이동평균선인 790선 아래로 순식간에 내려와 전날 보다 34.33포인트 급락한 770.06으로 마감했다. 이같은 수치는 주요국 증시 가운데 가장 큰 폭의 하락으로 악재에 가장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들은 거래소시장에서 1천2백27억원의 순매도로 장을 더욱 짓눌렀다. 이에 따라 LG전자가 7.60% 급락한 것을 비롯해 삼성SDI(-6.34%), 삼성전자(-5.68%) 등 대형 정보기술(IT)주와 SK텔레콤(-5.10%), 국민은행(-5.15%), POSCO(-3.97%) 등이 모두 곤두박질쳤다. 코스닥지수도 12.90포인트가 떨어진 394.30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중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임박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고 국제유가의 방향성이 불투명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또 이달말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점도 시장의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아시아 주요국 주식시장도 동반 급락세**
아시아 주요국 주식시장도 이날 한국 증시와 마찬가지로 중국의 금리인상 임박설과 국제유가 불안, 인텔의 2.4분기 중간실적 저조 우려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동반 급락세를 보였다.
이날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보다 215.29포인트(1.91%) 급락한 11,027.05 로 장을 마쳤고 대만증시의 가권지수도 204.22포인트(3.48%) 떨어진 5,671.45를 기록했다.
홍콩 항셍지수 역시 204.51포인트(1.68%) 낮은 11,997.24로 오전장을 마친 상태고 싱가포르 ST지수도 오후 3시20분(한국시각) 현재 20.66포인트(1.15%) 밀리며 1,771.31 에 머물렀다.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아시아.태평양 지수 또한 오후 2시51분 현재 1.9%의 낙폭을 보이며 86.87에 머물렀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중국, 몇주안에 금리 인상 계획"**
이날 아시아 증시를 뒤흔든 것은 바로 중국의 '금리 조기 인상설'이었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3일 익명의 중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중국은 앞으로 몇 주 안에 과열 경기를 냉각시키기 위해 금리와 전기세 인상 조치를 단행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몇몇 애널리스트들을 인용,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지난 1.4분기 9.8%에 달한 데 이어 2.4분기에는 무려 11.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이러한 경제성장률은 당초 중국 정부가 올해 목표 성장률을 7%로 설정하고 지난 4월부터 본격적으로 긴축정책에 돌입했지만 그간 정부조치를 무색케 하는 것이다.
중국의 한 애널리스트는 "당국자들이 금리인상 등의 단호한 조치를 결정하기 전에 지난 5월 경제 수치를 보겠다고 공개적으로 말해왔지만 새로운 조치를 발표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금리인상 시점과 폭은 예측하기 어렵지만 정부가 경기과열을 잡기 위해서는 금리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골드만삭스, "중국, 7월 중순 1백 bp까지 금리 인상할 것"**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 외에 이날 골드만삭스도 중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3일 중국이 7월 중순께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아시아-태평양 지역 보고서에서 "우리는 중국이 여름이 끝나기 전에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며 7월 중순에 기준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해 연말까지 최대 1백bp(10%)까지 금리를 올릴 것으로 관측된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이어 "중국의 금리 인상 결정에 있어 가장 큰 요인은 미국의 금리 변동이 아니라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 동향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4월 3.8% 수준이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월에는 4.5%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며 6월에 5%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가 6월 물가 통계를 확인한 후 금리 인상을 발표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골드만삭스는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또 "중국이 수주내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보도했다"며 "이는 중국의 통화정책 변경이 '시간 문제'일 뿐이라는 자사의 관측과 합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러한 관측은 중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에 기반한 것"이라고 설명하는 한편 "중국이 현재까지 취한 긴축 정책이 불충분하며 시장 기반의 추가적인 조치가 정부 주도의 긴축 조치들에 비해 효율적이라는 게 자사의 견해"라고 설명했다.
***중 인민은행 ,금리인상 보도 부인**
그러나 블룸버그통신은 3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부인했다"고 보도했다. 인민은행 관계자인 바이 리는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다른 정책 수단을 가지고 있다"며 "금리를 조정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지도부가 최근에 말한 것을 알고 있다면 금리를 인상할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이라며 금리 인상이 임박했다는 설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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