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학이 홍콩민주화 투쟁 관련 재한 홍콩시민활동가 초청 간담회 ‘억압에 맞선 시민들’ 대관 승인을 돌연 취소해 파문이 일고 있다.
10일 저녁 전남대 인문대학 1호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이번 행사는 광주인권회의, 광주시민단체협의회, 5.18기념재단, 정의당 광주광역시당을 비롯해 다수의 시민사회단체가 공동참여한 행사로 많은 시민들의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지난 5일 간사단체인 광주인권회의는 전남대 철학과 학과장으로부터 대관 취소를 통보받았다.
이에 대해 광주인권회의 간사 황법량씨는 “주 광주중국총영사관이 전남대 총장에게 강력한 항의를 했으며, 중국 유학생들에 의한 폭력사태 등 책임질 수 없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암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전남대 측은 “대관이 학과장 직권으로 승인했던 것이기 때문에 형식적인 문제를 이유로 취소한다” 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행사를 주관한 시민사회단체들은 “전남대학교 정병석 총장은 이러한 의혹에 대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소한 이번 사건을 묵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책임이 있으며 총장의 취소지시 전달과 주 광주중국총영사관의 압력 의혹에 대해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남대 대관 취소 사건과 관련 페이스북이 뜨겁게 달궈지는 등 시민사회도 격앙된 분위기다.
임인자 씨(독립서점 소년의서 대표, 독립기획자)는 “전남대는 5.18민주항쟁의 발화처이며, 특히 인문대학관에는 혁명시인 김남주의 기념홀이 있는 민주주의의 상징적인 장소다”고 말하며 “전남대가 홍콩 민주화시위의 가치를 외면하고 중국영사관의 항의에 굴복에 대관을 취소한 것은 민주·인권·평화의 도시 광주시민사회를 모독한 행위나 다름이 없다”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재한 홍콩시민활동가 초청 간담회는 전남대의 대관 취소로 10일 저녁 7시에 옛 전남도청 별관에서 열릴 예정이며, 행사 30분전에는 행사 주관 시민사회단체들이 “대관 취소 규탄 및 중국영사관 압력 의혹 해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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