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11월2일 미국대선에서 당선이 유력시되는 민주당 대선후보인 존 케리 상원의원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북한과 직접대화에 나서 감군 문제와 정전협정 대체, 통일 문제까지도 논의하겠다"는 뜻을 밝혀 주목된다.
이는 케리 집권시 빌 클린턴 민주당정권 당시 추진하던 '한반도 평화정책'으로의 복귀를 의미하는 것으로, 케리가 집권하면 한반도 정세에 일대 격변이 일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어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케리, "당선되면 北과 군 감축, 정전 및 통일 문제도 직접 논의"**
케리 상원의원은 28일 밤(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밝히고 "부시 행정부는 북한을 다루는데 아무 계획도 가지고 있지 않다"며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WP 30일자 기사를 통해 보도된 이번 인터뷰에서 그는 6자회담을 통해 북핵문제를 해결하려는 부시 행정부의 의도에 대해 "북한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일관된 정책을 보이지 못한 실패를 감추려는 '무화과 나뭇잎'에 불과하다"고 혹평한 뒤 "부시 대통령이 평양과 직접 대화를 하지 않은 것은 심각한 실수"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그는 "당선되면 즉시 북한과 양자회담을 시작할 것"이라면서도 "6자회담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WP는 양자회담과 6자회담을 병행하려는 케리 후보의 의도에 대해 "이는 한국과 중국, 일본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해석했다.
케리 의원은 북한과 양자대화에 나설 것임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으나 대화 의제로 북핵문제뿐만 아니라 한반도에서의 군 감축문제,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등으로의 대체문제, 통일 과정까지 포함하고 있다고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정일 위원장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 들어"**
케리 의원은 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과 새무얼 버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으로부터 그에 대해 들었다”며 “이들은 클린턴 행정부 시절 김정일이 면전에선 속이고 돌아서서는 문제를 일으킨다고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면서도 "그러나 현재 내 참모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은 검증구조를 만들기 위한 대화 과정에 나서고 있었다"고 말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우회적 신뢰를 밝혔다.
케리는 이어 "나는 이들로부터 북한과 관계를 단절하기 보다는 관계를 맺고 개입하는 것이 더 낫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혀, 집권시 김정일 위원장과 직접 대화에 나설 용의가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는 클린턴 민주당 정권 말기에 클린턴 당시 미대통령이 직접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갖고 국교정상화를 추진하려 했던 '한반도 평화정책'을 케리 후보가 계승할 뜻임을 밝힌 것으로 해석돼, 케리 집권시 한반도에 거대한 변화가 시작될 것임을 예고한다 하겠다.
이번주에 북핵 문제 등의 대북 정책과 주한미군 감축 문제 등과 관련한 정책 구상을 밝힐 예정인 케리 의원은 지난주에 주한미군 감축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낸 바 있어 이번 구상 발표가 주목되고 있다.
***"북, 이라크보다 더 심각한 위협"-"부시의 선제공격보다 양자접촉 더 중요"**
케리 의원은 28일 뉴욕타임스와도 인터뷰를 가진 자리에서는 "북한은 이라크보다도 여러 면에서 훨씬 더 심각한 위협"이라며 '북핵'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한 뒤"부시 대통령의 안보정책은 이라크에 근시안적으로 초점을 맞추어 북한과 이란이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제공해 미국을 덜 안전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역시 30일 보도된 이날 인터뷰에서 케리 의원은 "사담 후세인의 이라크는 중동 주변국들에 위협을 가하는 '나쁜 이웃'이기는 하지만 북한과 이란은 비재래식 무기를 테러 단체의 수중에 넘기는 더 직접적이고 심각한 위협을 제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부시 행정부는 실질적인 전략적 사고와 진실에 대해서는 낮은 가치를 두고 수사와 이데올로기에는 높은 중점을 두었다"며 "나라면 이러한 문제를 동시에 다루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해법으로는 WP에 밝힌 바와 같이 북한과의 일대일 양자접촉을 강조했다. 또한 그는 "부시 행정부의 군사적 선제공격 위협은 북한 지도자인 김정일 위원장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가속화하도록 만들었다"고 주장해 군사적 선제공격을 강하게 비판했다.
케리 의원은 이어 "북핵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부시 대통령은 미국의 힘이 갖는 영향력을 이해하는 데 실패했다"며 "사람들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 협력적으로 만들고 앞으로 나아가도록 만들 수 있는. 동원 가능한 선택사항들이 상당히 많이 있다"고 강조해 북핵문제를 부시 행정부와는 다른 방식으로 풀어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NYT는 "케리 후보가 북한에 구체적으로 무엇을 제공할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며 "오는 1일 케리 의원이 밝힐 핵물질 생산을 막기 위한 정책은 지난 2월 부시 대통령이 밝힌 구상과 별로 다른 모습을 띄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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