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외국어고등학교 3학년 송영준 군은 자신의 목표와 노력, 믿음대로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만점을 받았다. 전국 15명 중 한 명이고, 경남에서는 유일한 만점자이다.
송 군은 김해외고 입학 직후 치른 반 편성 시험에서 127명 중 126등을 했고, 전교 꼴찌 성적 앞에 크게 좌절도 했다.
“집안 사정으로 마음껏 교재를 사거나 남들처럼 외부 인터넷 강의를 수강하지도 못했어요. 그래서 고등학교 진학 직후 사교육을 받은 아이들한테 성적이 밀렸다는 생각을 떨치기 힘들었습니다.”
송 군은 이 일이 있은 후 특성화고등학교로 전학하겠다며 담임교사에게 상담을 신청하기도 했다. 식당일을 하며 힘들게 가정을 이끌어가는 홀어머니를 위해 빨리 취업해 돈을 벌겠다는 생각이었다.
1년 후 2학년 첫 모의고사 결과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전 과목에서 1등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고1 여름방학을 지나면서 많이 달라졌어요. 수학이 가장 어려웠는데 문제집 7권을 풀고 나니 자신감도 생겼고, 다른 과목 공부에도 시간을 더 나눌 수 있게 돼 성적이 올랐습니다.”
송 군은 이후 1~2등을 놓치지 않았다. 1,2학년과 3학년 1학기까지는 학교시험도 준비해야 했기에 힘들었지만, 하루 14시간 이상씩 공부하는 습관을 유지했던 결과이다.
“학원이나 과외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집 하나를 놓고, 어려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많은 고민을 하는 방식으로 공부했습니다.”
송 군은 수능에서 사회탐구 과목이 제일 어려웠다고 했다. 국어도 애매한 부분이 있어 만점이 나올 수 있을까도 의심했다고 한다.
“사회탐구는 문제를 푸는 데 필요한 개념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렸어요. 국어는 과목의 특성상 애매한 부분이 있었거든요. 근데, 가채점을 하니 전 과목이 만점이었어요.”
수학과 영어는 자신이 있었고, 국어만 운이 좀 따라주면 목표했던 점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 적중했다.
“만점이라는 게 흔하지 않은데, 그 주인공이 저라는 게 믿기지 않아요. 실감이 나질 않죠. 마치 남의 인생과 영광을 대신 누리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랄까요. 하하하.”
송 군은 검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법을 알면 그만큼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도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 수시를 넣었고, 오는 10일 발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나중에 커서 검사가 돼 확인을 해봐야겠지만, 어쨌든 직업적으로 검사가 되면 사회를 바로세우는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도 자신이 받았던 많은 도움처럼 주위 사람들에게 베풀며 살고 싶다는 송 군의 미래가 사뭇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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