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주요 외신들은 헌법재판소의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기각결정을 속보로 보도하며 노 대통령의 권력 복귀후 예상되는 한국의 정치풍향 변화에 큰 관심사를 보였다.
***FT, "보수집단과 지지층 사이서 중도노선 취할듯"**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14일 탄핵기각결정을 속보로 전하며 “노 대통령의 권한이 정지된 이래로 두달여 동안의 정치적 마비가 끝나게 됐다”고 보도했다.
FT는 “노 대통령 탄핵안은 정치적인 동기로 시작된 것이고 대다수 국민이 반대해왔기 때문에 기각결정은 거의 확실하게 예상돼 왔다”며 “수십만명의 시민들이 탄핵반대집회에 참석했고 국회의 탄핵안 통과에 대해 좌편향 정책에 반대해오던 보수세력들에 의한 ‘의회 쿠데타’라고 지적해왔다”고 전했다.
FT는 “그러나 한국 사회의 경제계를 포함한 보수 성격의 이익집단들은 노 대통령이 복귀하면서 열린우리당이 다수를 점유하고 있는 국회와 함께 좌파지향적인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냐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며 “이들 단체들은 정부에 불경기에 빠져 있는 경제상황에 따라 경제성장을 우선정책으로 삼기를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이어“그러나 노 대통령을 지지하는 대다수의 청년층과 자유주의세력들 가운데 상당수는 노 대통령이 사회와 경제가 보다 공정하고 투명해지도록 개혁에 초점을 맞추길 원하고 있다”며 “이러한 정책에는 기업 규제와 보다 효율적인 부의 분배 등이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FT는 그러나 “노 대통령은 이 두 노선 사이에서 중도 정책을 추구할 것”이라는 재무장관 출신의 사공일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의 전망을 전했다. 사공일 이사장은 “성장과 분배 사이에서의 선택이어선 안된다”며 “분배정책과 사회 복지망을 강화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성장없이 이는 가능하지 않다”며 “구조조정과 개혁도 끊임없는 성장을 위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BBC, “독자외교 강조했던 노, 보다 강력한 지위 누릴 것”**
영국 BBC 방송도 “대통령을 탄핵할 충분한, 중대한 이유가 없다”는 윤영철 헌법재판소장의 말을 전하며 탄핵 기각소식을 속보로 전했다. 방송은 “이번 결정은 이미 예상돼왔던 결과”라며 “이로써 노 대통령은 직무에 복귀하게 됐다”고 전했다.
방송은 “노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유연한 접근을 견지하고 미국에 대해서는 보다 독자적인 입장을 견지하는 외교정책을 약속하며 대통령에 당선됐었다”며 “대통령에 당선된 지난 1년동안은 노 대통령은 미국의 강경 대북정책에 협조하고 이라크에 군대를 파병하는 등 미국에 동조해 왔지만 권력에 복귀하게 되면 그는 자유주의적인 정책을 펼치기 위해 보다 강력한 지위를 누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CNN방송도 헌재 판결 소식을 속보로 전하며 “노무현 대통령은 이로써 2008년까지의 나머지 임기를 마칠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AP, AFP 통신 등도 헌재 결정 소식을 속보로 전하며 노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혐의가 인정됐지만 파면을 시킬 정도의 중대한 사안이 못돼 탄핵안이 기각됐다고 설명했다.
***日-中 언론, “한국 정국 정상 국면으로 전환될 것”**
일본 지지(時事)통신은 “야당이 제기한 탄핵사유 가운데 선거법위반이나 부정자금사건에 대해 모두 탄핵 이유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전했다.
교도(共同)통신 역시 헌재의 대통령 탄핵소추 결정 선고를 전하며 “한국에서는 소추 이유가 탄핵에 상당할 만큼 심각한 것은 아니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며 “약 2개월에 걸친 국가 정상 부재라는 이상사태가 끝나고 혼란은 수습돼 한국 정국은 정상국면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한국 헌재가 탄핵 소추를 기각하는 결정을 선고했다”며 “노 대통령은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3월 12일 이후 약 2개월에 걸친 권한 정지가 풀려 즉시 복권됐다”고 보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한국 헌재가 국회가 제출한 대통령 탄핵안을 기각했다”며 “노무현 대통령은 즉시 권력에 복귀하게 됐다”고 속보로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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