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포로 학대와 관련한 미공개 자료로 미칠 파장에 미국 부시 행정부의 두려움이 더욱 커져가고 있다. 이번에는 그동안 공개적인 발언을 삼가하던 딕 체니 부통령까지 직접 나서 이들 자료를 공개해선 안된다는 입장을 강하게 주장하고 나섰다.
***체니, “포로학대사진 추가공개, 언론들 구미에만 맞추는 것”**
AP, AFP 통신에 따르면 체니 부통령은 11일(현지시간) 폭스 뉴스 라디오의 <토니 스노우>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라크 포로 학대와 관련한 미공개 자료를 공개하는 것은 단지 언론들의 구미에만 맞추는 것 이상이 아니다”며 미공개 자료 공개 주장에 강력 반박했다.
그는 “현 문제는 단순히 충격적인 자료를 보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채워줄 문제가 아니다”며 “언론의 욕구를 만족시켜주는 것 이외에도 사진 공개 문제에는 많은 정당성이 결여돼 있다”고 주장했다.
체니 부통령은 “이는 일부 개인의 문제”라며 “그러한 사진을 공개하게 되면 이라크 지역의 여건을 악화시킬 것이며 미군에도 영향을 끼치고 사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또 “사진 공개로 적대세력이 공세를 펴는 걸 허용하게 해선 안된다”며 “더 충격적인 사진을 공개함으로써 무고한 사람들이 피해를 당하길 원치 않는다”고 주장했다.
***체니, 추가공개시 부시 재선 실패 우려**
하지만 체니가 미공개 자료 공개를 극력 거부하고 있는 진짜 이유는 자료 공개시 부시 정부에 미칠 파장에 대한 강한 두려움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체니 부통령은 10일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함께 미공개 자료를 본 소감에 대해 “그것은 매우 심각하며 분노할 만한 일을 저지른 사람들이 있었다”며 지금까지 보다도 더 충격적인 내용이 있음을 시인했다. 요컨대 “철저하게 조사해 재발방지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는 그런 종류의 기강의 붕괴가 있었다”는 고백이다.
그러다 보니 이것마저 공개된다면 이미 포로학대 사태로 취임후 최저 지지율로 급락한 부시 대통령의 재선은 물건너갈 수도 있다는 위기감어린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부시 방해에도 공개는 시간문제**
하지만 과연 체니의 은폐 시도가 성공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미 CBS방송은 (현지시간) 밤 새로운 비디오 공개를 예고한 상태이며, <워싱턴포스트지>도 1천여장의 미공개 사진을 확보하고 있으며, 인터넷언론 <드러지 리포트> 역시 3개의 디스크를 확보한 상태로, 이들은 금명간 이들 자료를 공개하겠다는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CBS 방송은 이와 관련, 사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비공개자료 공개에 대한 찬반여론을 실시중이며, 응답자 가운데 70%에 육박하는 숫자가 전면공개를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다가 민주당은 물론이고, 공화당내에서조차 자료 공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미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의 공화당 의원인 존 맥케인 상원의원은 부시 정권의 비공개 방침은 “이런 사건들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미국의 노력에 대해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며, 미공개 자료를 공개함으로써 미국인들에 대한 해가 더 가해질 것이라는 체니 부통령의 주장과는 달리 공개를 하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미국의 ‘진정한 뜻’이 오해를 받게 될 것임을 우려했다.
군사위원회 소속의 또다른 공화당 의원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도 “이 문제는 미군 지휘권에 미칠 영향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강간과 살인에 관한 문제이며 조직적인 범죄의 문제”라고 주장하며 미 정부의 방침에 강한 비판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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