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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학폭 피해자 법정 증언 … “나는 당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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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학폭 피해자 법정 증언 … “나는 당하기만 했다”

불안한 모습 역력, 재판부 보호자 증인석 동석 허용

거제에서 일어난 세칭 ‘기절놀이’ 폭행 피해자 A군이 법정 증인으로 출석했다.

고교 친구인 A군을 폭행하고 기절시키는 등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B군과 C군의 두 번째 공판이 20일 오후 3시 창원지법 통영지원 형사1단독 강성훈 판사의 심리로 열렸다.

이날 A군을 포함한 4명이 증언대에 섰다. 재판은 피해자인 A군이 불안정한 심리상태를 보이면서 5시간 넘게 진행됐다.

재판부는 A군의 건강상태를 고려해 다시 출석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 A군과 보호자의 양해를 구해 늦은 시간까지 재판을 이어갔다. 심신불안 증세를 보인 A군의 안정을 위해 재판부는 증인석 옆자리에 보호자의 동석을 허용했다.

A군은 재판 도중 극도의 불안을 나타내 두 차례 심문이 중단됐다.

한차례는 법정 밖에서 휴식을 또 한차례는 진통제를 복용하고 증인석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증언을 이어갔다.

이날 증인심문은 A군이 경찰과 검찰에서 6차례 진술한 내용과 A군과 B군의 다툼을 목격한 증인들이 작성한 자술서를 두고 검찰과 변호인이 심문했다.

A군은 자신의 겪었던 대부분의 피해 사실을 증언했다. 폭행 장소와 방법, 주변 상황 등을 비교적 세세하게 묘사했다. 일부 사건의 목격자도 기억했다.

자신은 “장난감에 불과했다”(심문과정에 ‘파트라슈’라는 개 이름을 두고 검찰과 변호인의 입장은 서로 달랐다)고 증언했다. “처음에는 장난인지 구분할 수 없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정도가 심해졌고 장난이 아니라 이러다 죽겠구나 생각한 적도 있었다”고 했다.

“폭행 당할 때마다 도망 다니면서 하지 말라고 화도 내보고 했지만 피할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학교와 교회에서 만나는 사이였고 집(가게)까지 찾아왔다. 계속 끌려다녔다”고 주장했다.

“일방적인 폭행이 아니라 대련하기로 서로 합의된 상황이지 않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A군은 “그런적(합의)없다. 그들이 일방적으로 말하고 나는 당하기만 했다”고 답했다.

A군은 “재판부에 구체적으로 다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확실히 기억하는 것 만 말하고 있다”고도 했다. “(자신은)거짓말하지 않았다. 가해자들이 제대로 처벌받았으면 좋겠다”고 증언을 마쳤다.

이날 고교에서 A군과 가해자가 다투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고 학폭위 조사과정에서 자필 진술서를 제출한 A군과 B군의 반 친구들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재판부는 학폭위 조사과정에 제출한 자필 진술서 등을 증거로 채택했다.

증인들은 학교 급식소와 교실 주변에서 일어난 일들을 자술서를 근거로 증언했다. 급식소 밖에서 가해자가 A군의 턱 부분을 손으로 치는 모습과 교실에서 팔로 A군의 목을 감고 두 사람이 넘어지는 모습 등을 목격했다.

A군은 급식소에서 일어난 일은 기억하지 못했다.

증인들은 학교에서 A군과 B군이 항상 장난치며 지내는 친한 사이라고 여겼다. 주로 B군이 A군을 잡으러 다니고 잡았다가 놓아주면 A군이 도망가고 다시 잡으러 갔다. 목을 감는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직접 당한 것이 아니라 알 수 없다. 장난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 그럴 때 주위에서 말렸던 것으로 기억난다. 두 건의 다툼을 본 것은 증인은 각각 한번 뿐이었다고 답했다.

거제시보건소 교량 위에서 일어난 폭행에 대해서는 A군의 증언과 목격한 증인의 진술은 달랐다. A군은 자신이 당하고 있는 것을 증인이 보았다고 했지만 증인은 보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이 사건은 인근 가게 주인이 목격자로 알려져있다.

B군과 C군의 변호인은 A군이 기절했다고 주장하지만 기절했다고 확증할 수 없다. 증언이 일관되지 않고 구체적인 시기를 특정하지 못한다. A군 진술이 일방적이고 고의적인 폭행이 일어났다고 입증할 증거가 될 수 없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심문에 주력했다.

교회 놀이터와 거리, 공원 등에서 당한 폭행과 목조르기 기절했는지, 수련회 샤워실, 스키장 등에서 일어난 가학행위 여부 등 공소사실을 두고 검찰과 변호인이 공방을 벌였다.

특히 A군의 신체를 촬영한 사진을 SNS에 올리게 된 과정에 대해 양측이 맞섰으며 피해자가 기절했다고 주장하는 유일한 CCTV 영상의 법적인 판단, 폭행 장면을 목격한 목격자 진술 등이 남은 재판에서 다투게 될 쟁점이 될 전망이다.

B군과 C군은 지난해 학교와 교회, 길거리 등에서 고교 친구인 A군을 폭행해 2~3회 기절시키는 등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B군은 폭행·공동폭행·상해 및 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 위반(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혐의로 C군은 상해·공동폭행 혐의를 받고 있다.

B군과 C군은 검찰이 기소한 대부분의 혐의를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됐다고 부인하고 있다. 또 다른 증인을 요청한 세 번째 재판은 다음달 중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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