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지소미아 폐기 시점이 다가올수록 미국의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놓고 한국을 거칠게 몰아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경남지역 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해 노동·농민단체, 여야 정치권 등이 한목소리로 미국의 연장압력 중단과 완전폐기를 요구하고 나섰다.
지소미아 종료 경남시국선언 참가자 2,000인을 대표한 각계각층 대표들은 20일 경남 창원시청 옆 정우상가 ‘일제강제동원노동자상’ 앞에서 미국의 압박 중단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한 뒤 지소미아 협정 내용 전문이 적힌 협정문을 불태웠다.
실제, 에스퍼 미국 국방부장관은 주한미군 감축에 대해 ‘할지도, 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며 ‘예측이나 추측도 하지 않겠다’고 지난 19일 외신을 통해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주한미군 감축 여부에 대해 애매한 방식으로 여지를 둠으로써 감축 또는 철수 카드를 방위비 협상의 지렛대로 삼으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마저 낳게 하고 있다.
또, 지소미아 종료가 현실화되면 방위비 분담금 공세가 더 강화될 가능성도 예측된다. 이럴 경우 주한미군 카드까지 얽혀 한미동맹 관계는 더욱 복잡해질 우려가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들은 “일본은 잔혹한 식민지 지배에 대해 한 번도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았으며, 가혹한 착취와 수탈에 대한 배상도 하지 않았다”고 성토했다.
이어 “일본은 오히려 자신들의 죄악을 부정하는 것을 넘어 뻔뻔하게도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며 “박정희 정권과 맺은 한일협정으로 모든 배상이 끝났다고 우기고, 평화헌법을 ‘전쟁 가능 국가’로 개헌해 1945년 이전의 군국주의 국가로 되돌아가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아베는 노골적으로 개헌과 재무장·군사대국화를 주장하고 있다”고 힐책한 뒤 “강제징용 배상을 끝끝내 거부하는 것은 군국주의의 길로 가기 위한 것이며, 적반하장으로 경제침략을 강행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따라서, 일본이 과거의 잘못을 사죄하지 않고 경제침략도 철회하지 않는 상황에서 지소미아를 연장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주장이다.
일본이 한국을 신뢰하지 못해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마당에 가장 중요한 국가기밀인 군사정보를 일본과 공유한다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경남시국선언 참가자들은 “그럼에도 미국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공세를 가하며 한국에 일방적 치욕과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며 “6조 원을 내놓으라며 분담금 인상을 요구할 뿐만 아니라 한미 위기관리각서 내용을 확대해 한국군을 인도-태평양 전략의 총알받이로 써먹으려 하고 있다”고 질책했다.
이들은 “우리는 국익에 기초해 정책을 결정해야 하며, 국민의 자존심과 민족적 자주권을 당당해 행사해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는 지소미아를 완전히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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