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당사국인 남북한과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6개국은 5월 12일부터 북핵 실무그룹회의를 중국 베이징에서 열기로 해 2차 6자회담 이후 40여일 만에 다시 회의가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6자회담 실무회의 5월 12일 개최**
한국 6자회담 수석대표인 이수혁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발표하고 “6자회담 차석대표들이 실무그룹회의 수석대표로 참석하며 회의 진행과정을 보면서 기간을 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차관보는 “회의 장소는 댜오위타이(釣魚臺)일 가능성이 높고 언론발표 여부 등 회의 형식에 대해서는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실무회의는 이번이 처음이라 본회의처럼 의장국을 두는 등의 회담 형식에 대해서는 아직 조율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다.
그는 회의 의제에 대해서는 “각 측이 관심 있는 사항을 제기하고 협의하기로 했다”면서도 “2차 6자회담에서 거론됐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되돌이킬 수 없는 핵폐기 방식)와 이를 전제로 한 동결의 문제가 주로 논의될 것이고 각 측이 접점을 찾을 기회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차관보는 북한의 '평화적 핵활동 유지' 주장과 관련해서는, “북한의 의료, 농업용 핵활동까지 거부하는 것은 아니고 핵무기 생산용으로 전용될 수 있는 전력생산용 핵활동의 경우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을 때까지 허용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이는 북한도 제네바합의 당시 동의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북한은 평화적 목적의 핵활동은 유지되야 한다고 주장해 오고 있어 어떤 접점이 찾아질지 예측하기 힘들어 보인다.
회담 횟수와 관련해서는 당초 한국정부는 실무회의를 6월말 본회의 이전까지 두 차례 정도 열려야 한다고 강조해 왔으나 첫 실무회의가 5월에 열림으로써 한 번만 열리게 된 데 대해서는 이 차관보는 본 회담을 위한 조율 차원이기에 크게 아쉬운 건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실무회의가 한번만 열리게 됐고 회담 형식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히 결정되지 않아 회의가 열려 이를 조율하는 데도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보여 아무래도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해내는 데는 무리가 따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무회의 개최에 중국 중요 역할. 北 김위원장 방중도 주요 계기**
한편 그동안 난항을 거듭하던 실무회의 날짜가 잡히게 된 배경에도 중국이 중요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 차관보는 “지난 샌프란시스코 한미일 3자협의에서 가능한 한 빨리 실무회의를 열자고 다시 한번 강조했고 이를 중국에 전달했다”며 “중국은 이에 대해 북한과 협의했으며 협의 결과를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과 일본, 러시아에 타진해 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과 실무회의 개최 결정과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이 차관보는 그리 큰 연관성을 두지 않았다. 방중 이전에도 개최에 대해 각국은 양해를 했었다는 것이다. 다만 “실무그룹 날짜 결정 정도에는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이 차관보는 밝혔다.
하지만 난국에 빠져있던 실무회의가 김 위원장의 방북에 상당한 영향을 받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김 위원장은 19일과 21일 두 차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두 차례의 6자회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향후 6자회담의 성과를 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데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북-중간 외교채널이 가동됐고 '내달 12일 개최'안이 마련됐으며 중국이 이를 한국과 미국, 일본, 러시아에 통보, 합의를 얻어낸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한편 닝 푸쿠이(寧賦魁) 중국 외교부 한반도문제 담당대사는 29일 방한해 정부 북핵당국자들과 실무그룹회의에 대한 협의를 벌일 예정이다. 닝 대사는 30일 최영진 외교부 차관과 이수혁 차관보를 면담한 뒤 2∼4일엔 미국, 5∼6일엔 일본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