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신제약 전 대표의 증언이 23일 본지를 통해 보도된 직후 방영된 공중파 방송을 통해 대한적십자사로부터 혈액성분 제제의 원료인 혈장을 독점으로 공급받는 동신제약의 비자금 조성 의혹이 다시 한번 사실로 확인됐다. 또한 적십자회비 모금 과정에 공무원들이 동원되고 있으며, 그 대가로 공무원들에게 유럽여행 등을 시켜주고 있다는 새로운 의혹도 제기됐다.
***MBC <사실은>도 "동신제약 비자금 조성 확인"**
MBC <신강균의 사실은>은 23일 밤 "적십자사가 환자들에게 공급될 피가 부족한 현실에서 헌혈보다는 혈장 채취에 몰두하는 모습 때문에 '돈벌이에 혈안이 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일각에서는 적십자사로부터 독점적으로 혈액성분 제제의 원료인 혈장을 공급받는 2개 제약사와 적십자사 사이의 '검은 커넥션'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실은>은 "특히 동신제약의 경우에는 적십자사로부터 공급되는 원료를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이 2000년 경찰 수사로 확인돼 전 대표가 지명 수배를 당하기도 했다"면서 "2003년 7월 지명 수배당한 전 대표가 경찰에 의해 붙잡혔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두달 뒤 참고인 가운데 한 사람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는 이유로 수사를 중단해 또 다른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공무원 동원해 적십자회비 강제 모금후 대가로 유럽여행 보내줘"**
<사실은>은 이밖에 적십자자사가 대북지원사업, 재해구호사업 등을 위해 모금하는 적십자회비를 걷고 쓰는 과정에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실은>은 "매년 2월 자율납부하게 돼 있는 적십자회비를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이 나서서 걷고 있다"면서 "지역별로 할당된 목표 모금액 때문에 과열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실은>은 또 "이렇게 공무원들이 자기들의 업무와 상관없이 적십자회비 모금에 나서는 데는 모금을 통한 '떡고물'도 큰 역할을 했다"면서 "일정 부분을 떼 주는 '인센티브'는 물론 유럽여행 등 관광잔치도 벌였다"고 폭로했다.
적십자사가 이렇게 모금된 돈을 쓰는 과정에서도 여러 문제점이 발견됐다.
2002년 감사 자료에 따르면, 적십자사는 계약업무, 물품관리, 병원사업 업무 등 전반적인 업무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을 드러냈다. 특히 계약 업무의 경우에는 '수의 계약'을 포함해 30개의 부조리가 지적돼 시민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회비가 엉터리로 운영되고 있음도 밝혀졌다.
지난 3월말 감사원 감사결과 발표 이후 여론으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는 적십자사가 과연 이번 사태를 계기로 뼈를 깎는 자기쇄신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할 일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