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온두라스, 도미니카공화국이 공식적으로 철군을 결정하고 이미 철군하기 시작하는 등 ‘철군도미노’가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이라크 재건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서방 다국적기업들도 활동을 중단하기 시작했다.
특히 활동 중단을 결정한 기업들은 제너럴 일렉트릭(GE)과 지멘스 등 재건사업 핵심부문인 전력공급사업을 담당하던 기업들이라, 이제는 미국이 구상하고 있는 이라크 재건사업마저 차질이 불가피해지고 미군은 폭염의 계절이 도래하면 찜통더위 속에서 이라크 무장저항세력과 전투를 벌어야 할 전망이다.
***NYT, "이라크 재건사업업자 GE, 지멘스 이라크 활동 중단"**
뉴욕타임스는 22일(현지시간) “이라크의 혼란 상황으로 인해 재건사업 주요 계약업자인 GE와 지멘스가 이라크에서의 사업 대부분을 중단했다”며 “이들은 적대공격이 지속됨에 따라 이라크를 재건하려는 미국주도 노력에 대해 의문을 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기업의 대변인은 철수 여부에 대해 보안상 이유로 확인을 거부했으나, NYT는 이라크 전력부, 연합군 임시행정처, GE 및 지멘스와 함께 사업을 벌이고 있는 다른 기업 관계자들을 통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같은 사업 중단과 직원들의 이동 제한 등으로 이들이 벌이고 있던 약 24개의 발전소 설립도 계속 늦춰지고 있다. 이라크 주둔 미군 등 연합군은 올 폭염의 여름이 오기 전에 급증할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건설을 독려해오는 중이었다.
GE는 지난해 하청형태로 4억5천만달러 규모의 이라크 재건 사업을 수주, 주로 대규모 발전소의 터빈 등 발전설비를 공급해 오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번 사업 중단 결정으로 발전소 재건 사업 지연 및 관련업체의 작업중단 등으로 후유증이 확산되고 있다고 NYT는 보도했다.
***전력생산 등 이라크 재건 사업 차질 불가피**
그동안 이라크 상하수도, 교통, 석유, 전력 등의 기간 시설 재건을 이라크에서 민주주의를 세우고 이라크인들에게 미국의 ‘선의’를 보여줄 수 있는 기반으로 여겨왔던 미 군정은 이같은 기업들의 잇따른 사업중단에 당혹해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연합군 임시행정처의 전력관련 고문인 짐 힉스은 “당초 4월말이나 5월초에 전력 생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됐던 발전소가 6월1일에나 돼서야 작동이 될 것”이라고 계획 차질을 시인했다.
하지만 임시행정처는 문제 파급효과를 최대한 줄이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힉스 고문은 “여름이 정말 시작되기 전에 설비를 갖추기만 한다면 우리는 안정적인 상황을 맞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애써 낙관론을 펴기도 했다.
이라크 점령당국 대변인도 “GE와 안전문제 관련 협의를 통해 작업 재개에 합의점을 찾았다”고 주장하면서도“지멘스와는 차이점이 있으며 언제 작업이 재개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 두 업체보다 규모가 큰 재건사업 기업인 미국의 벡텔과 핼리버튼은 “직원들에게 여행제한 조치를 취했으나 작업을 중단하거나 철수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혀, 앞으로 이들에 대한 이라크 무장세력의 공격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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