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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한국인 납치돼도 파병 계획대로”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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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한국인 납치돼도 파병 계획대로” 파문

알자지라와 인터뷰서, 파병국들 '자국민 안전 우선' 속속 철군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지난 15일 방한한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인이 납치된다 하더라도 한국 정부의 파병 결정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한 사실이 21일 뒤늦게 밝혀져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미 파병한 국가들이 '자국민 안전 최우선' 원칙에 따라 속속 철군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국민의 생명까지도 개의치 않고 파병을 강행하겠다는 정부의 '무조건 파병' 인식을 적나라하게 드러냈기 때문이다.

***반기문 외교, “한국인 납치돼도 한국군 파병 계획 변함없어”**

반기문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반장관을 인터뷰한 알자지라 방송의 메인뉴스 앵커 자말 라얀이 21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공개됐다. 이날 인터뷰는 20일 사전녹음된 것이었다.

지난 15일 반기문 장관과 인터뷰한 자말 라얀은 이날 MBC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반장관에게‘한국인이 납치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한국의 파병 결정이 영향을 받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자 “반기문 장관은 노(NO)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자말 라얀은 이어 “반기문 장관의 대답은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것이었다”고 부연설명했다.

자말 라얀 앵커는 이에 앞서 손석희 앵커로부터 ‘한국군의 대규모 파병이 이루어질 경우에 테러 가능성, 일본인 납치와 같은 상황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는가’라는 질문을 받자 “그 질문은 나도 반기문 장관에게 질문한 사항”이라고 답한 뒤 이같은 반장관의 답변을 전했다.

***알자지라, “한국군 이번엔 군복입고 오는 이유 설명해야”**

자말 라얀 앵커는 이날 인터뷰에서 한국군 파병과 관련,“이라크 사람들에게 한국 파병이유를 설명해야 한다”며 “사람들은 중동에서의 한국인 근로자들의 경험을 칭송하지만 한국군이 파병하게 되면 이번에는 왜 군복을 입고 왔는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말해 파병에 부정적 견해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현재 이라크인들과 중동국가들은 이라크를 점령당한 국가로 여기고 있다”며 “(이는) 국가들은 유엔을 따르는데 유엔도 그렇게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유엔의 합의 없이 이라크를 공격했고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도 이라크가 점령당한 나라라고 생각한다”며 “한국은 중동국가들에게 군사적 목적이 아니라 이라크를 돕기위해 들어왔다는 것을 선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이 점령군이 아님을 정확히 알리지 않으면 점령당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은 한국이 점령상태에 일조하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자국민 생명이 최우선", 스페인 온두라스 도미니카 태국 필리핀 등 철군 도미노**

이처럼 반기문 장관이 자국민이 납치돼 생명이 위협 받라도 추가 파병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이라크에 파병한 국가들은 '자국민 안전'을 최우선시하며 속속 철군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철수방침을 천명하고 철군을 진행하고 있는 스페인은 20일 이라크 주둔 스페인군의 1진 2백80명을 귀국시켰으며 스페인에 이어 철군 방침을 공표한 온두라스도 자국군 3백70명을 앞으로 8주내 철수시킬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태국 탁신 치나왓 총리도 20일 기자들에게 “이라크 주둔 태국군의 안전이 첫 우선 사항이며, 이들의 인도주의적 임무는 다음”이라고 밝힌 뒤 “이라크인들을 돕기 위해 그곳에 갔으나 우리가 살해된다면 그 곳에 남아야 할 이유가 없다”며 철수입장을 시사했다고 AP 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태국 상원은 이날 자국 군대의 이라크 주둔을 지속하기로 결정했으나 이라크 상황이 더욱 악화된다면 태국도 철군 도미노에 합류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이밖에도 도미니카 공화국도 20일 3백명의 이라크 주둔 자국 병력의 조기 철수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히고 필리핀도 철수 의사를 내비치는 등, 미군 주도의 연합군 체제는 빠르게 와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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