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조기 철군 결정을 내린 스페인이 이미 철수를 시작한 가운데 미국은 스페인의 철군 결정에 강하게 유감을 표시하는 등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한국은 이라크 재건에 확고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백악관 대변인, “한국은 이라크 재건에 확고한 입장”**
스콧 멕클랠런 미 백악관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일일 브리핑을 가진 자리에서 “철군 결정을 내린 스페인 등의 국가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한국 등은 이라크 재건에 관해 확고하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고 강조했다.
멕클랠런 대변인은 “이미 군사적으로 이라크문제에 참여하고 있는 많은 국가들이 앞으로도 계속 주둔할 것이라고 분명히 확언했다”며 “이들 국가들은 미국과 같이 이라크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영국, 한국, 일본, 포르투갈 등이 명확히 밝혔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이어 ‘스페인 철군이 이라크인들에게 어떤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가장 주된 신호는 미국의 입장이 확고하다는 것”이라며 “영국이 확고하고, 일본이 확고하고, 한국이 확고하고, 포르투갈이 확고하고, 폴란드가 확고하다”며 재차 한국의 입장을 강조했다.
***부시, 스페인 총리와 전화통화, “스페인 철군해 유감”**
미국은 그러면서도 스페인의 철군 결정에 대해서는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멕클랠런 대변인은 “스페인의 갑작스러운 통보에 약간 놀랐다”며 “그들이 그러한 결정을 그렇게 갑작스럽게 해서 유감”이라며 강하게 불만을 표출했다.
이 문제와 관련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도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강하게 유감의 뜻을 표시했다. 멕클랠런 대변인이 밝힌 바에 따르면 이날 부시 대통령은 사파테로 총리와 5분여간 전화통화를 갖고 “스페인군이 그렇게 빨리 철군을 하게 돼 유감”이라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스페인의 갑작스러운 철군 결정은 테러리스트들에게 잘못된 위안을 줄 것”이라며 “철군 하더라도 다른 연합군 국가들이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긴밀히 조율하며 질서있고 조화롭게 철군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에서 행한 연설에서도 마드리드 폭탄테러를 거론하며 “테러리스트들은 두려움을 퍼뜨리고 공포를 조장하기 위해서 폭력을 사용했다”며 “하지만 그들은 우리의 의지를 흔들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그러나 이같은 부시의 노골적인 압력에 대해 스페인은 개의치 않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스페인 국방장관은 부시 통화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다시는 국민과 유엔을 배신하는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라크 파병을 단행한 전임정권을 비판함으로써, 부시의 압력전화에 대한 우회적 불만을 토로했다.
***“스페인 이어 온두라스 철군 결정”**
부시의 호언에도 불구하고 스페인 철군 결정 여파가 결코 스페인에만 국한될 것 같지 않다. 이미 중남미 국가인 온두라스가 스페인에 이어 철군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멕클랠런 대변인도 “온두라스가 그러한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인정하며 “이라크 상황이 바뀜에 따라 그러한 생각을 하는 나라들이 더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온두라스 외무장관은 이 결정을 공식 발표하기 전에 미국에 통보하기 위해 오는 21일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밖에 멕클랠런 대변인은 ‘중남미 국가들인 니카라과와 엘살바도르의 입장은 어떠한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변화가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확인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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