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스티브 데인스 상원의원 선거운동본부는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트럼프 호텔'에 묵고 281달러를 지불했다. 다음해 아이오와 공화당은 마이애미의 '트럼프 리조트'에 묵고 945달러를 냈다. 넉달 뒤, 공화당 하원의원들을 위한 모금 활동을 하는 '하원을 지켜라'는 15만4500달러를 들여 워싱턴의 트럼프 호텔 일부를 빌렸다."
소비자권리단체 '퍼블릭 시티즌'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지난 10월 31일까지 공화당의 200여 개의 선거운동본부와 정치단체가 트럼프 대통령 소유 리조트 및 기타 사업체에서 830만 달러(약 96억7000만원) 이상을 지출했다. <폴리티코>는 11일(현지시간) 아직 발표되지 않은 이 보고서를 입수해 보도했다. (바로보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 출마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전인 2012~2014년 동안 공화당 측이 트럼프 소유 사업체를 이용했던 금액(6만9000달러)의 120배에 달하는 규모다. '퍼블릭 시티즌'은 공화당 측이 트럼프 소유 사업체를 이용한 금액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도전을 선언한 후인 2015년 6월 이후 급증하기 시작해서 2016년 6월 이후 총 1900만 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선거운동본부에서 트럼프 소유 회사의 비행기를 이용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 측이 직접 사용한 금액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에게 접근하거나 그의 환심을 사고 싶은 공화당 의원들이나 단체들이 지출한 금액도 상당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자신의 호텔과 리조트 등에 300차례 넘게 찾아갔는데 일부는 같은 날, 같은 장소에 머무른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1000달러 이상을 쓴 경우는 108회, 1만 달러 이상을 쓴 것도 30회나 됐다. 가장 많은 액수를 쓴 경우는 트럼프 대통령 소유 워싱턴DC 소재 호텔에서 250만 달러를 쓴 행사(선거 후보자들이 트럼프 참모들과 의원 보좌관들을 만나기 위해 마련한 행사)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캠프가 380만 달러를 써서 전체의 약 45%를 차지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에스컬레이터를 타면서 대통령 출마 선언을 한 뉴욕 소재 트럼프타워의 사무실 임대비, '트럼프포스원'(미국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을 본딴 이름)로 불린 757 비행기를 빌리는 비용 등이 포함된 금액이다. 이어 공화당 전국위원회가 160만 달러 등을 지출했고, 트럼프 선거캠프와 RNC 공동 모금위원회의 연합체인 '트럼프 빅토리(Trump Victory)'가 99만1000달러, 친트럼프 성향의 후보들을 지원하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위대한 미국 위원회'가 23만8000달러를 썼다.
또 기업체, 외국 정부, 주 또는 지방자치단체, 경찰 또는 소방 단체, 보수단체 등도 트럼프 소유 호텔이나 리조트를 이용했다. 폴리티코는 "여기에는 아제르바이잔, 인도, 쿠웨이트, 터키, 우크라이나, 말레이시아, 루마니아,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28개 외국 정부 및 41개 보수단체, 51개 기업체, 16개 자선단체, 16개 종교단체, 12개 주 또는 지방단체, 9개 외국기업체, 6개 경찰 또는 소방단체 등이 포함된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를 통해 사익을 추구하는 문제에 대해선 야당인 민주당 내에서도 여러 차례 지적된 문제다.
백악관 측은 이런 문제제기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1월 선언한 대로 트럼프그룹의 경영에 개입하지 않고 있으며 개인적인 이득을 취하기 위해 어떤 행동도 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에 열릴 예정인 주요7개국(G7) 정상회의를 플로리다주에 있는 자신 소유의 '트럼프 내셔널 도럴'에서 개최하려고 하다가 공화당 내부에서도 비난 여론이 일자 취소하기도 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장소 취소 입장을 밝히면서 "나는 마이애미 트럼프 내셔널 도럴을 G7 지도자 회의장으로 사용하는 것이 내가 우리나라를 위해 매우 좋은 일을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사익 추구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볼멘 소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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