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과 렉스 틸러슨 전 국무부 장관이 현직에 있을 때 전복(subvert)하기 위한 음모를 꾸몄다는 폭로가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를 지냈던 니키 헤일리는 12일 출간 예정인 자신의 회고록 <말씀드리기 죄송하지만>(With All Due Respect)에서 위의 두 사람이 "나라를 구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주장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깎아내리고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는 10일(현지시간) 헤일리 전 대사의 회고록을 출간 전에 입수하고 그와 인터뷰해 책 내용에 대해 보도했다. (바로보기)
이 보도에 따르면, 헤일리가 유엔 대사로 근무할 때 켈리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과 틸러슨 당시 국무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을 뒤엎는 일에 참여하라는 제안을 받았다. 헤일리 전 대사는 "켈리와 탈러슨은 내게 자신들이 불복하는 것은 아니지만 트럼프 대통령에 저항하고 있으며 나라를 구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틸러슨은 '트럼프를 제어하지 않을 경우 사람들이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또 "켈리와 틸러슨은 '미국에 가장 이익이 되는 것은 대통령이 아니라 자신들의 결정’이라고 말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하는 일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켈리가 회의실에서 '나는 네 명이 있다. 당신과 허버트 맥마스터 국가안보보좌관,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렉스 틸러슨이다. 나는 오직 한명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나는 너무 충격을 받아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며 "트럼프 행정부 내의 핵심 인사 두 명이 트럼프 대통령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가 회고록에서 폭로한 내용이 사실일 경우 트럼프 행정부 내 파장이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어른들의 축'으로 불리며 충동적인 트럼프 대통령을 제어하는 내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틸러슨 전 국무장관과 켈리 전 비서실장은 모두 사임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등도 연루된 인사로 언급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틸러슨 전 장관은 헤일리 전 대사의 이같은 주장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으며, 켈리 전 비서실장은 "대통령에게 최선이고, 가장 열려있고 합법적인 조언을 하는 것이 '트럼프에 대한 반대'라면 유죄를 수긍하겠다"라고 원칙적인 수준의 답변을 했다고 보도했다.
틸러슨 전 국무장관은 발탁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로 해고 사실을 밝히는 등 트럼프 대통령과 악연으로 끝이 났지만, 헤일리 전 대사는 지난 10월 유엔 전 대사에서 물러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로 불러 격려의 말을 전하는 등 가까운 사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헤일리 전 대사의 회고록에 대해서도 10일 트위터에 "니키의 신간이 나왔다니 신난다. 행운을 빈다, 니키"라는 글을 올리는 등 적극 홍보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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