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의 팔루자 소탕작전이 재개되면서, 하룻사이에만 1백여명의 이라크인들이 사살되는 등 학살사태가 재연되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 저항세력은 가면 갈수록 조직화가 되면서 죽음을 개의치 않는 강도높은 저항을 벌이고 있어 미군을 두려움에 떨게 하고 있다.
이 과정에 미군의 이라크인에 대한 적개심도 통제불능상태로 커져, 그 결과 무차별적 민간인 학살로 이어지고 있다.
***팔루자 최악의 시가전, 美“1백명 이상 무장세력 사살”**
뉴욕타임스는 15일(현지시간) “미 해병대가 지난 13일 팔루자 인근의 이라크 중부 조그만 마을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여 1백명 이상의 무장세력을 사살했다고 미군 지휘부가 14일 밝혔다”고 보도했다.
14시간에 걸쳐 진행된 이번 전투는 고전적인 시가전 형태로 “지난해 이라크전이 시작된 이후로 가장 치열한 전투 가운데 하나”였으며 “저항세력의 저항 강도와 죽음을 각오한 저항세력의 자세를 보여준 것”이었다고 NYT는 전했다.
미 해병대 1사단장인 짐 매티스 소장은 “이번 전투는 고전적인 시가전”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는 2차세계대전과 한국전쟁, 베트남전과 소말리아전에서 우리에게 가르쳐준 것”이라며 “사람들은 수년내로 시가전을 연구하기 위해 팔루자로 올 것”이라며 당시 극렬했던 전투 상황을 전했다.
***“마치 영화속에서나 있을 법한 시가전”**
이번 전투에 참여한 미 3 해병대 제4대대장인 맥코이 중령도 “이들 저항세력은 지하드(성전)에 나서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며 “이들은 마치 자살공격을 감행하는 전사들처럼 보였다”고 당시의 치열했던 상황을 전했다.
맥코이 중령의 전언에 따르면, 이날 전투는 팔루자에서 북동쪽으로 약 10 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카르마’라는 마을에서 발생했으며 미 해병대는 집과 지붕, 문간에서 기관총, 로켓포 등을 쏘아대는 복면한 저항세력의 격렬한 공격에 직면했었다.
톰 콘로이 상병은 “그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이용해 우리를 공격했다”며 “이곳은 전혀 다른 세계이며 적개심은 더 이상 강해질 수 없을 정도”라고 두려움을 나타냈다.
이날 시가전 전투에 대해 미 해병대는 “마치 영화속에서나 나올 법한 것이었다"며 “미군 지휘부는 지난해 이라크를 침공할 때 대비했던 것이지만 이번처럼 격렬했던 적은 없었다”고 NYT는 보도했다.
***“저항세력 점차 조직화”-“팔루자, 미군 죽이는 수퍼볼 열리는 곳”**
이처럼 팔루자 사태가 극한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미 해병대 지휘부는 “팔루자 저항세력이 점차 잘 조직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14일 오전에는 15명의 저항세력이 팔루자 도시 곳곳에 배치돼 있던 해병대를 조직적으로 공격해와, 미군은 무장 헬리콥터를 동원해서야 가까스로 이들을 물리칠 수 있었다.
NYT에 따르면 더 놀라운 것은 이들 저항세력 가운데 일부는 당초 미군이 지급했던 이라크 경찰복을 입고 있었다는 점이다. 또한 이들은 조명탄까지 사용하기도 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지난 밤 저항세력은 우리 앞, 뒤, 사방에서 둘러싸고 있었다”며 루이스 랭겔라 중위가 전했다.
미군들은 또 팔루자에서의 반미감정이 극도로 악화되고 있음을 인정하기도 했다. 미 해병대의 존슨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이는 그들의 수퍼보울”이라며 “팔루자는 미군을 죽이고 싶으면 올만한 곳”이라고 자조적으로 말했다.
미군은 그러면서도 '팔루자 학살'에 대한 비난여론을 의식한듯“팔루자는 30만명이 거주하는 곳이라 공중폭격을 요청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곳”이라며 “기관총과 박격포 등 저강도 무기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며 외신 보도와는 다른 주장을 펴기도 했다. AP, 알자지라 방송 등 다른 주요 외신들은 미군의 무차별적인 공중폭격과 공격으로 노약자와 여자, 어린이를 포함한 약 8백여명의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미군의 이라크 적개심도 극심, "나는 돈벌러 이곳에 왔다”**
이처럼 전투가 치열해지자, 미군들의 이라크인들에 대한 적개심도 점차 더욱 심해져, 무차별적인 민간인 학살을 초래하는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P 통신은 15일 “팔루자 주둔 미 해병대는 적개심에 사로잡혀 있다”고 보도했다.
AP 통신과 인터뷰한 한 미 해병은 “지금까지 이라크인 저항세력 몇 명을 죽였다”며 “나는 그들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다”며 스스럼없이 적개심을 드러냈다.
한 미군 병사도 “우리는 수염을 기르며 기본적으로 이라크 국민들에게 우리가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고 있음을 보여주려 했었다”며 그러나 4명의 미국인이 살해된 이후에는 상황이 급변했다고 주장했다. 이 병사는 “미 해병대는 수염을 밀어버리는 등 기존의 가장을 벗어던졌다”며 “싸우러 갈 때 친구를 사귀러 가는 것이 아니라 총을 쏘러 가는 것”이라는 이라크인에 대한 강한 적개심을 드러냈다.
또 다른 한 병사는 “나는 총알을 가지러 이곳에 온 것이 아니라 더 많은 돈을 벌러 이곳에 왔다”며 “지금 나는 총알은 떨어지고 있지만 돈은 내 지갑속에 있다”고 스스럼없이 말하기도 했다.
***미군 전투기 공격으로 이라크인 사상자 계속 발생**
이렇게 미군들의 적개심이 강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라크인들의 피해는 15일에도 이어졌다.
아랍위성방송인 알자지라의 16일 보도에 따르면, 적어도 6명의 팔루자 이라크인이 이날 미군 전투기의 공격으로 사망했고 23명이 부상당했다. 알자지라방송은 또 “미 전투기들은 환자들을 긴급히 이송하는 병원구급차를 공격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앞서 미군과 저항세력들은 14일 오전 9시부터 48시간동안 휴전을 연장하기로 했으나 이날 오후 6시30분에 이미 미군의 포격으로 팔루자 지역에서 두 번째로 큰 하드레트 모하메디야 이슬람 사원의 첨탑과 외벽이 붕괴되고 유리창도 박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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