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시아파의 반미 봉기를 이끌며 대미항쟁에 나서고 있는 시아파 성직자 무크타다 알-사드르가 “미군 점령을 종식시키기 위해 죽을 준비가 돼 있다”며 자신이 미군에게 죽더라도 반미항쟁을 멈추지 말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반드시 알-사드르를 사살하거나 체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미군은 남부에 병력을 증파하고 알-사드르 측근을 억류하기도 하는 등 노골적 사살의지를 밝히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라크 팔루자의 ‘불안한 휴전’이 깨져, 미군은 13일 탱크와 전투기를 동원해 팔루자에 대한 공습에 나섰으며 팔루자 저항세력들도 격렬한 반격에 나섰다.
***알-사드르, “이라크 위해 죽을 준비 돼 있다”**
CNN 방송의 13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알-사드르는 헤즈볼라에 의해 운영되는 레바논 방송국인 알-마나르 TV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나 자신을 희생할 준비가 돼 있다”며 “내 죽음으로 자유를 위한 전쟁과 점령 종식을 위한 투쟁이 끝나게 되지 않기를 이라크 국민들에게 호소한다”고 말했다.
알-사드르는 “내 생명을 이 귀중하고 소중한 국가, 이라크를 위해 바치는 것을 전혀 꺼리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이라크 국민들에게 하고픈 말은 내 죽음으로 우리가 원하는 것인 점령 거부, 독립, 이슬람 포교, 세계 평화 등의 추구가 중단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이라크인들에게 부단한 반미항쟁을 촉구했다.
그는 “나는 단지 육신일 뿐, 중요하지 않다. 이라크인, 당신들은 모든 점령과 모든 침략을 거부하는 자랑스럽고 자유로운 국민들이다”며 “내 죽음으로 인해 신을 찬양하고 이슬람 율법을 전파하는 노력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또 “내 생명에 대한 위협은 이미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있었고 두렵지 않다”며 “죽음, 체포, 승리 등에 우리는 익숙해 있다. 신이 보내는 것은 무엇이든지 자애로운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사드르는 최근 미군측과 이루어지는 협상과 관련해서도 “미군과 내 자신의 직접협상은 없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그는 “협상은 정당 및 단체들과 함께 이루어져 왔다”며 “우리 이라크 국민을 죽이는 사람들과는 협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는 협상의 여지를 완전 배제하지는 않았다. 그는 “모든 문은 모든 가능성을 향해 열려 있다”며 “이라크 국민들에게 자비를 베푸는 어떤 문도 닫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나는 종교 지도자로서 이라크 국민이 나에게 요구하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알-사드르 민병대 남부 3곳서 철수, 미군 나자프 등에 증파**
이처럼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알사드르의 민병대인 마흐디군이 그동안 점령하고 있던 이라크 남부의 나자프와 카르발라, 쿠파에서 철수했지만, 미군은 협상을 압박하기 위해 나자프 등과 카르발라 등에 미군을 증파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같은 미군 증파에 대해 나자프에서 사드르 대변인인 카이스 알-카잘리는 “만일 미군이 나자프로 공격해 들어와 사드르에 해를 가한다면 이라크 전역에서 대대적 반격이 촉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미군측은 이날 알-사드르의 고위 측근인 하젬 아라지를 바그다드에서 체포했으나 5시간만에 석방했다. 하젬 아라지는 이라크 관리 및 부족 지도자들과 바그다드 시내 호텔에서 유혈충돌 사태 중단의 위한 협의를 벌이던 중이었다. 이번 체포에 대해서 나자프에서는 “극악한 행위”라며 강력 반발했었다.
***‘불안한 휴전’의 팔루자, 교전 발생**
시아파와 함께 미군과 불안한 휴전 협상을 벌이고 있던 ‘반미 성지’ 팔루자에서는 불안한 휴전이 깨졌다. 아랍위성방송 알자지라의 13일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에 미군은 F-16 전투기를 이용해 팔루자 인근에 폭격을 가했으며 탱크를 앞세워 팔루자 진입을 시도했다.
진격하던 미군은 팔루자 저항세력의 격렬한 반격으로 퇴각했으나 “이번 교전으로 5명이 사망하고 몇 명이 부상당했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하지만 미군은 공격 재개 자체를 부인하고 나섰다. 알자지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가트 빌리 미군 대변인은 “내가 아는 한 어떠한 공격도 없었다”며 “하지만 미군은 적군에 의한 공격에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응사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민간인 학살’행위도 계속 부인했다. 그는 “모든 전투에는 교전 수칙이 있으며 무고한 시민들의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팔루자 사망자-부상자 대부분 아녀자와 노인"**
그러나 이날도 민간인 학살에 대한 다양한 증언이 나와 미군을 머쓱하게 만들었다.
팔루자에서 휴전 중재노력을 펼치고 있는 이라크 대표인 푸아드 라위는 병원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 팔루자의 이라크인 사망자 숫자는 6백명에 달하고 부상자수만도 1천2백50명이라고 밝혔다.
이라크 이슬람당의 고위인사인 라위는 "사망자중에는 여성이 1백60명, 어린이가 14명이며 노인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앞서 팔루자 병원의 라피에 알-이사위 원장도 팔루자종합병원과 4개 의료센터에 접수된 사망자 수치를 종합한 결과 사망자는 6백명이며 대부분이 여성과 어린이, 노약자 등 민간인이라고 11일 밝혔었다.
한편 이라크 바그다드의 한 평화운동가에 따르면, 현재 팔루자에서는 외국인 출입이 엄격히 금지돼 보도가 통제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며칠내로 미군측의 대규모 공격이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퍼져 있다.
이와 함께 이날 미군 MH-53 헬리콥터 한 대가 팔루자 남동쪽에서 추락하고 추락 현장에 접근하던 미 해병대들이 공격받아 사상자가 발생했다. 또 AP 통신 집계에 따르면, 13일까지 4월 들어서만 83명의 미군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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