딕 체니 미국 부통령이 미-일 관계에 대해 “현대사가 이루어낸 탁월한 성과의 하나”라고 극찬하는 등 강고한 동맹관계를 강조했다. 최근 이라크에서 일본인 납치 문제가 발생해 국내적으로 철군 압력을 강하게 받고 있는 일본 정부가 실제로 자위대를 철군하게 되면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로서는 최악의 악재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일본과의 동맹관계를 재차 강조하고, 단속하고 나선 것이다.
또한 현재 미국의 미사일방어체제(MD)에 일본은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는 상황이라 체니 부통령의 미-일동맹 강조는 ‘일본을 아시아의 영국으로 만들겠다’는 미국의 군사적 의도를 재차 표현한 것으로도 읽혀지고 있다.
***체니, “미-일 관계, 안전보장조약 넘어서 세계적인 파트너십 형성”**
체니 부통령은 13일 도쿄의 한 호텔에서 열린 미-일 교류 1백5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의 특별 강연을 통해 “현재의 미일 관계는 ‘현대사가 완수한 탁월한 성과의 하나’”라며 강고한 미일 동맹관계를 강조했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체니 부통령은 미국과 일본의 관계에 대해 “세계 어디에서도 미일 양국이 공유하는 비전을 촉진해 난제 해결을 위해 공헌하는 세계적인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있다”며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머무르지 않는 세계적인 파트너”라고 자리매김했다.
그는 또 “미일동맹은 양국간의 안전 보장 조약을 넘어서고 있다”며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의 부흥 지원 등 세계적인 중요 과제에 대해 앞으로도 공동으로 대처해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그 외 다른 중동 국가들이 번영하기 위해서는 민주적 정부의 아래에서만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며 “이라크에서의 민주주의 발흥은 대 테러전이나 자유라는 대의를 위해 필수적인 승리요인”이라고 강조해 이라크 부흥에 대한 일본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했다.
***“다급한 미국의 위기감의 표현”. 15일부터 한국 방문, 예의주시**
요미우리신문은 체니 부통령이 이렇게 강한 수사를 사용하며 미일동맹관계를 강조한 배경에 대해 부시 정권이 최근 이라크 사태와 관련해 크게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데서 찾았다.
급속히 악화되고 있는 이라크전 상황으로 주요 동맹국 사이에서도 크게 분열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등의 일본 정부의 일관된 대미지지를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일본과 같은 “의지할 수 있는 동맹국”의 존재에 대한 강조라는 분석이다.
체니 부통령이 이라크에서의 일본인 납치 사건이나 지난해 일본인 외교관 살해 사건 등을 강연에서 언급하고 일본 입장에 이해를 표한 것도 그러한 미국정책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체니 부통령은 이날 강연에서 “일본인 납치사건에 대해 진심으로 그 괴로움을 같이하며 미국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하겠다”고 강조했다.
체니 부통령은 이날 강연에서 북한과 일본간 일본인 납치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미국은 일본과 분노를 함께하고 있으며 납치와 관련된 모든 문제의 해결을 요구하고 있는 일본의 입장과 보조를 맞출 것”이라며 일본 정부 입장을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하지만 체니 부통령도 미국과 일본간 첨예한 경제현안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재개 문제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가 다음주 협의를 위해서 전문가를 초청한 것을 평가한다”고만 언급한 것이다.
한편 체니 부통령의 미일 동맹 강조에 대해서는 최근 급속히 강화되고 있는 군사동맹과도 밀접히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추진중인 MD에 대해 일본은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동참하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미일동맹 강화 발언은 앞으로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아울러 이날 중국에 도착한 체니 부통령은 15일부터는 우리나라를 방문할 예정이어서 한국군 추가파병문제나 주한미군 이전문제, 북핵문제 및 경제문제 등에 대해 어떤 언사를 펼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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