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5일 식목일을 맞아 탄핵안 가결 이후 처음으로 청와대 비서진들과 자리를 같이하며 봄을 맞아 `새 출발'을 다짐했다. 의미있는 메시지다.
지난달 12일 탄핵안 가결 이후 25일째 관저에서 `칩거'해온 노 대통령과 부인 권양숙 여사는 이날 김우식 비서실장과 박봉흠 정책실장, 이병완 홍보수석 등 비서진 1백50여명과 함께 청와대 경내 춘추관 뒤편 유실수 단지에서 잣나무 묘목 등 5백50여그루를 심었다.
노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요즘 우리 산에는 숲이 많이 우거져 그전처럼 나무 심는 게 절실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 "옛날 민둥산에 나무를 심을 땐 한그루 한그루 심는데 뜻이 절실했다"고 회고했다. 노 대통령은 또 "요즘은 민둥산이 없어져 여유를 갖고 아름답고 풍요로운 환경을 가꾼다는 뜻으로 나무를 심는다"며 "그래도 봄에 나무를 심고 이때쯤 새 출발을 한다"고 `식목'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사람의 경우 설맞이를 하면서 새해를 맞는데, 자연은 이때쯤 새봄을 맞아 새 출발을 한다"며 "우리도 자연의 순환에 맞춰 새롭게 마음을 가다듬고 새 출발을 하자"고 격려했다.
노 대통령은 식목행사가 끝난 뒤 관저 앞으로 이동, 나무 2그루를 따로 심은 뒤 "나무는 이때 심어야 뿌리를 잘 내린다"면서 "우리가 하려는 일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다"고 감회를 피력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책을 읽고 산책을 주로 하고 있다"며 근황을 전하고 "그러나 의외로 시간이 좀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고 심경을 피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정치적 언급은 전혀 없었다고 이병완 수석은 전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