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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의 '잃어버린 15년'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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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한국 증시의 '잃어버린 15년'을 찾아서

실제 주가 90% 하락, "개미의 시대는 끝났다"

한국 증시가 외국인에게 40% 이상이 점유됐으나 개인들이 여전히 회피하고 있는 이유에 대한 '통계적 고찰'이 제시됐다.

***"15년간 장기투자자는 90% 손실"**

'개미 투자자를 위한 분석가'로 알려진 굿모닝신한증권 정의석 부장은 30일 '한국 주식시장의 잃어버린 15년을 찾아서'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왜 개미투자가들이 증시를 외면하고 있는가를 분석했다. 30일은 종합주가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1천 포인트를 넘어선 지난 89년 3월31일(1천3.31)로부터 꼭 15년이 되는 날이다.

정 부장은 "한국 증시는 주주의 부를 파괴하고 극도의 양극화로 치달았다"고 지적하면서 "개미투자자는 극소수의 업종 대표급 주식에 편중하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한국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일종의 허구일 수도 있다"면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극소수의 업종 대표급 주식들의 지속적인 주가상승이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해 외형적인 시가총액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것일 뿐"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90년초 97조원 수준의 시가총액이 2003년말에는 3백55조원 수준으로 확대됐지만 실제 분석해보면 '2가지 역사적 그늘이 짙게 깔려있다"고 평가절하했다.

첫번째 그늘은 '주주의 부를 파괴한 역사'다. 상장기업들의 수정주가 평균치는 90년대초와 비교해 2003년말에는 10분의 1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한 종목을 15년 동안 들고 있었다면 앉아서 투자원금의 90%를 까먹었다는 것이다.

정 부장은 수정주가 하락률 상위 1위 종목인 '진도'를 예로 들었다. 2003년 12월30일 진도의 주가는 3천1백이었다. 그러나 액면가 5천원짜리가 그대로 3천1백원이 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98년 이후 무려 3번에 걸친 대규모의 감자에도 불구하고 기록한 주가라는 것이다. 감자 비율이 10대 1이라면 주가는 감자 전 주가의 10배가 되어야 정상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열이면 아홉의 경우 감자 후의 주가가 감자 전 주가로 떨어져 감자 비율만큼 주주는 고스란히 손해를 봤다는 것이다.

진도에 대해 감자 비율을 감안한 90년 1월3일 수정주가는 2만1천6백2.514원으로 하락률은 사실상 99.99%에 달한다는 것이 정 부장의 분석이다.

***"실제 주가 상승률 + 종목은 22.7%에 불과"**

이처럼 상장사를 대상으로 감자, 액면 분할, 무상 증자 등 주가 변수를 제외한 수정 주가를 계산한 결과, 90년초 평균 15만3천1백66원에 이르던 수정 주가는 작년말에는 10분의 1 수준인 평균 1만5천1백82원으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90% 이상의 수정주가 하락률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해당기간의 시가총액이 늘어난 경우들도 있는데, 감자 후 흔히 대규모의 출자전환이 이뤄진 덕분이지 기존 주주들의 부를 증대시키는 것과는 하등 관계가 없었다는 것이다.

정 부장은 "기존 주주들의 부는 끊임없이 파괴되어 갔음에도 불구하고 외형적인 시가총액은 증가한 아이러니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수정주가 등락률의 관점에서 해당기간동안 +를 기록한 비율이 22.7%에 부과했다"고 말했다.

정 부장은 이를 근거로 "일반 투자자들의 증시 이탈이 가속화되는 현실적인 원인의 하나가 바로 이것"이라고 지적했다.

***시가 총액 상위 20%가 92.94% 차지**

한국 주식시장이 가지고 있는 두 번째 그늘은 양극화다. 전체 상장기업의 7.4%에 불과한 시가총액 상위 50위까지의 기업이 전체 시가총액 80.19%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체 상장기업의 20%에 해당하는 시가총액 상위 1백35개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는 시가총액 비중은 92.94%로 나타났다. 정 부장은 이를 두고 "자본주의 사회의 부의 편중 현상을 지칭하는 20대 80의 법칙마저 깨진 상태"라고 표현한다.

정 부장은 양극화를 상징하는 종목으로 삼성전자를 꼽았다. 종합주가지수가 1천3.31을 기록한 1989년 3월31일에 4만1천원에 불과하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8백73.46으로 마감한 30일 56만원을 기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식 가격대별 분포가 90년 초에는 ▲1만원 미만이 2.38% ▲1만원 이상~2만원 미만이 37.22% ▲2만원 이상~3만원 미만이 47.06% ▲3만원 이상~4만원 미만이 10.49% ▲4만원 이상~5만원 미만이 2.23% ▲5만원 이상이 0.32%로 중간층이 두터운 항아리형이었다.

그러나 작년말 현재 ▲1만원 미만이 55.41% ▲1만원 이상~2만원 미만이 20.30% ▲2만원 이상~3만원 미만이 6.96% ▲3만원 이상~4만원 미만이 5.48% ▲4만원 이상~5만원 미만이 2.81% ▲5만원 이상이 9.04%로 1만원 미만 저가주와 5만원 이상 고가주가 대폭 늘어났다.

정 부장은 이러한 양극화 현상이 분명히 부정적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심화되고 있으며 이런 추세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개미투자자는 이러한 추세를 따를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곤혹스러워 했다.

요컨대 이제는 기관투자가들에게 맡겨 간접투자를 해야 하는 시대이지, 직접투자를 즐기는'개미의 시대'는 갔다는 것이 정 부장이 도달한 최종결론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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