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로 예정됐던 천수이벤(陳水扁) 총통과 렌잔(連戰) 국민당 주석, 쏭추위(宋楚瑜) 친민당 주석 간 3자 영수회담이 이에 앞서 열린 3당 비서장급 예비조율에서의 시각차로 열리지 못한 가운데 렌-쏭 진영은 29일 심야에 당선무효소송을 재차 제출함으로써 이번 주 내로 재검표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만 여야가 총격사건 진상조사위를 꾸리는데 합의함에 따라 대만 당국의 진상조사 지원을 위해 입국한 미국 전문가팀이 29일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대만 야당 고법에 재차 당선무효소송 제기, 이번주 재검표 가능성**
국민-친민 대만 야당 연합은 29일 심야에 재차 타이베이 고등법원에 당선무효소송을 제출했다고 중광신문 등 대만 언론이 보도했다.
대만 야당은 총통선거 직후 당선무효-선거무효 소송을 냈으나 고등법원은 지난 24일 당선공고 이전에 제출할 수없다는 절차상 이유로 기각한 바 있다. 대만 <총통.부총통 선거파면법>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당선자 공포를 한 후 15일 이내에 선거 무효를 제기할 수 있고 공포 30일 내에 무효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앙선관위의 당선자 발표 이후 재차 소송을 제기한 것인데 하지만 야당은 지난번과는 달리 선거무효소송은 제출하지 않았다.
소장을 제출한 국-친 양당 법률지원단이 밝힌 바에 따르면 소장 내용에는 ▲무효표가 이전 선거에 비해 3배나 나오고 유효표 개념에 불공정한 모습이 있는 등 개표 및 집계 부정 조작 ▲천 총통 및 뤼슈렌(呂秀蓮) 부총통 총격사건의 진상 불명 ▲총격사건후 발동된 긴급동원명령으로 군경 직원 투표 불참가는 위헌 이라는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으며 이에 따라 야권은 전면 재검표와 총격사건의 증거보전을 요구했다.
통상적으로 사법 기관에 의한 재검표에는 증거를 조사하고 심리를 진행하는데 상당기간의 시간이 소요되지만 피고측의 동의로 조속한 재검표가 가능한데 천 총통은 지난 27일 기자회견에서 국민당의 렌 후보측이 소송을 제기할 경우 법개정 없이 즉각 재검표를 수용한다는 동의서를 법원에 제출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어 빠르면 이번주에 재검표가 시작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재검표 이후에도 총격사건 진상과 재선거요구로 해결 난망**
하지만 재검표가 진행된다 하더라도 문제 해결은 아직도 요원해 보인다. 렌 주석측과 천 총통 진영은 모두 “재검표 결과를 존중한다”고 밝히고는 있지만 야당측은 총격 사건의 진상해명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재선거를 목표로 장기전도 불사할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또한 법률지원단측도 총격사건과 관련된 모든 의문점이 해소될 때까지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강경 자세를 보이고 있어 재검표가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완전한 문제해결에는 상당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비서장급회의 이견으로 영수회담 불발**
한편 총통 선거 후의 혼란상을 수습하기 위해 렌-쏭 진영이 요구하고 천 총통이 29일 열릴 예정이었던 여야 3당간 영수회담은 영수회담 이전에 열린 비서장급 사전협의에서 의견 조율에 실패해 열리지 못했다. 대만 언론들에 따르면 3당 비서장급 회의에서는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 논의가 이루어졌으나 명확한 공동인식 도출해 실패한 것이다.
야당측 대표로 참석한 린풍정(林豊正)비서장과 차이종슝(蔡鐘雄) 친민당 비서장은 사전협의에서 ▲천 총통은 민진당 주석 자격으로 회담에 참석할 것 ▲총통 부총통 총격사건 해명을 위해 천 총통의 긴급명령에 의한 중립적인 조사위원회 설치 ▲총격 사건 후 필요이상의 군경을 배치해 투표를 하지 못한 데 대한 조사위 구성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추이런(邱義仁) 총통부 비서장은 초법적인 행정조치가 가능한 총통 권한의 긴급명령 발동 요구에 대해 발동할 근거가 없다고 야당측 요구를 거부했다. 이와 함께 야당측이 요구한, 입법원에서 특별법을 만들어 사건 해명 등을 목적으로 한 조사위원회 설치에 대해서는 추이런 비서장은 “검토한다”는 유연한 자세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총통 저격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대만에 입국한 미국 법의학자 등 3명의 수사전문가가 29일 현장 수사를 시작했다고 대만 둥쌈(東森) TV가 보도했다. 법의학 전문가인 시릴 웨치트 등 3명은 29일 대만에 도착한 직후 사건이 발생한 대만 남부 타이난으로 이동해 현장삼식을 벌였으며 총통, 부총통이 치료를 받은 병원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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