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MD 체제에 대항하기 위한 러시아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러시아는 최근 미국이 추진 중인 미사일방어체제(MD)를 무력화할 수 있는 미사일 개발뿐만이 아니라 미국과 같은 MD 개발에도 진척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미국의 MD체제가 또다시 새로운 무기 경쟁을 촉발하는 양상이다.
***러시아, “MD뚫기 위해 고도, 궤도 수정할 수 있는 미사일 개발”**
러시아의 노보스티 통신은 28일(현지시간) 러시아 국방부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미사일 방어체제를 뚫기 위해서 발사 당시의 고도와 궤도를 수정하며 날라 가는 러시아의 최신식 대륙간 탄도미사일 시스템은 미사일 방어체제 등을 무력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이러한 새로운 전략 시스템은 앞으로 진행될 핵무기 개발과도 연관돼 있다”며 “최근 실시된 전면적인 워 게임 기간동안 진행된 실험을 통해 이 새롭고 혁명적인 무기체계는 전반적인 군사전략 개념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러한 미사일 전략무기를 최대한 가까운 시일 내에 일반 러시아군에 실전배치할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또 “현재의 핵 억제력과 새로운 무기체계로 인해 세계 어떤 무기도 상당기간 러시아를 위협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 무기 시스템은 비용이 들기는 하지만 어느 다른 나라보다도 비용이 적게 들 것”이라고 단언했다.
***지난달 러시아, MD 뚫을 수 있는 무기 원형개발 성공 주장**
실제로 러시아는 지난달 18일 MD를 뚫을 수 있는 새로운 무기개발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의 유리 발루예프스키 합참 제1차장은 2월 19일 기자회견을 갖고 “러시아는 지구상 존재하는 어떠한 형태의 미사일방어체제도 뚫을 수 있는 새로운 무기 원형개발 실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밝혔다.
발루예프스키 차장은 “이번에 실험된 무기는 음혹 5배 이상의 극초음속으로 비행할 수 있다”면서도 “이 실험 자체가 미국이 구상중인 MD 체제에 대한 경고의 의미는 아니며 당장 개발할 의사가 있는 것도 아니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와 관련해 지난 2월 18일 러시아 북극해 연안의 플레세츠크 우주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새로운 전략미사일무기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새로운 대륙간 탄도 미사일은 초음속의 속도와 초정밀기술로 어떤 대륙에 있는 목표물도 명중시킬 수 있다”며 “발사 당시 고정돼 있던 고도와 궤도를 변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어떤 나라도 이러한 무기체계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며 “이러한 사실은 앞으로 수년간 러시아 안보를 책임져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MD에서도 다른 나라들 앞서고 있어”**
한편 러시아가 개발중이거나 개발한 무기체계는 단순히 MD를 뚫을 수 있는 대륙간 탄도미사일뿐만이 아니라 미사일 방어체제 개발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러시아도 미국처럼 미사일방어체제를 만들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러시아는 어느 단계에 새로운 미사일방어체제에 의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러시아는 수십년간 미사일 방어체제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러시아 국방부 고위관리도 28일 미사일 방어체제 기술개발 진전에 대해 인정하고 “우리는 미사일 방어체제에서 다른 나라들을 앞서고 있다”며 “러시아의 기술은 비용면에서도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세르게이 이바노프 국방장관도 지난주 미사일 방어체제와 관련해 “러시아는 공중과 우주 포함한 통합된 방어체제를 건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바노프 장관은 “지난해 미국이 ABM 조약에서 탈퇴함으로써 러시아는 자유로와졌다”며 “러시아는 전역미사일방어체제와 우주방어시스템을 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러시아의 기술수준에 대해서는 “러시아는 세계 어느 나라도 보유하고 있지 못한 미사일 방어 체제 영역에서의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ABM 조약 파기 이후 미국 MD 및 나토 확장에 대한 대응책”**
러시아는 새로운 무기체계 개발에 대해 쏟아지고 있는 의혹의 눈초리에 대해서도 신경을 썼다. 푸틴 대통령은 “진행되고 있는 러시아 군의 능력 강화와 현재화의 배경에는 미국 등 세계 어떤 나라를 공격하기 위한 의도가 깔려 있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무기체계를 개발하는 유일한 이유는 러시아 국민과 러시아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며 “러시아는 어떠한 제국주의적인, 헤게모니적인 야망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ABM 조약 탈퇴와 MD 체제 개발에 대해 러시아도 결코 뒤쳐지지 않기 위해 무기 경쟁에 급히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한편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미사일 방어체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미국의 MD 체제뿐만이 아니라 29일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해 연안 3국을 포함한 새로운 국가들이 나토에 가입함으로써 나토가 직접적으로 러시아와 국경을 마주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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