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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지도자 '야신' 피살, 중동긴장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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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지도자 '야신' 피살, 중동긴장 고조

이스라엘 무장공격 받고, 하마스 “샤론, 지옥의 문 열어”

팔레스타인 저항운동의 대표 조직인 하마스 무장단체의 설립자이자 정신적 지도자인 세이크 아흐메드 야신이 22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아 숨졌다.

지난 3년여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무력충돌로 숨진 지도자 가운데 야신은 최고위급 지도자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던 가자지구 상황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스라엘 총리의 가자지구 철수 방침과 이스라엘 철수이후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중지하겠다는 하마스의 방침에도 불구하고 지속되어온 양측 무력 충돌 가운데 터져나온 이번 사망소식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폭력이 격화될 것으로 우려되며 중동평화로드맵 이행 전망도 크게 영향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공격으로 팔 무장단체 하마스 창설자 야신 숨져, “지옥의 문 열어”**

AP 통신 등 외신들은 22일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해 “하마스 무장단체의 창설자이자 지도자인 세이크 아흐메드 야신이 이날 아침 하원을 나서는 도중 이스라엘 헬리콥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스라엘 헬리콥터는 야신과 2명의 경호원을 겨냥해 3발의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이로 인해 총 4명이 숨지고 12명이 부상당했다. 또 한 목격자는 “미사일 공격으로 야신과 경호원의 몸체가 산산조각이 났다”고 전했다.

하마스도 사원내 확성기를 통해 야신의 죽음을 확인하고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보복을 다짐하고 나섰다. 하마스는 “샤론 총리가 지옥의 문을 열었다”며 “우리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샤론의 목을 자를 것”이라며 분노의 목소리를 숨기지 않았다.

아랍 위성방송인 알-자지라도 이같은 소식을 긴급 타전하며 “야신은 평화롭게 쉬게 됐다. 하지만 이스라엘인들은 결코 그러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이스라엘의 모든 가정과 모든 도시와 모든 거리에 죽음을 보낼 것”이라는 하마스 무장단체원의 말을 전했다.

또 아흐메드 쿠리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총리도 “이는 미친짓이고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며 “혼돈의 문을 활짝 열었다”고 이스라엘측을 강력 비난했다. 쿠리에 총리는 “야신은 온건노선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는 하마스를 통제해오고 있었다”며 “그래서 이번 공격은 위험하고 비겁한 행동”이라고 재차 비난했다.

한편 사건 직후 이스라엘 라디오에 따르면 샤론 총리가 야신 암살을 직접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지이브 보임 이스라엘 국방부 부장관도 “하마스가 자행한 모든 테러공격에 야신이 연루돼 있어 죽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야신 1987년 하마스 설립, 인티파다 시기이후 두각 **

야신은 1987년 하마스를 세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최고 지도자로 1989년부터 1994년까지 수년간 이스라엘 교도소에 수감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1997년 이스라엘은 요르단에서 하마스 지도자인 칼리드 마샬을 암살하려다 실패한 이후 요르단 후세인 국왕에게 보내는 유화 제스처의 일환으로 야신을 석방했다.

이스라엘측은 야신이 하마스 자살폭탄공격 단원들을 이끌고 있다며 그를 비난해왔는데 지난해 9월에도 그를 노리고 미사일 공격을 자행했으나 실패하고 다른 사람 16명이 부상당했다. 과거 이스라엘 정부는 보복 공격을 우려해 야신을 목표물로 공격하길 꺼려했지만 샤론 총리는 잇따라 공격을 했던 것이다.

야신에 의해 창설된 하마스는 아랍어로 ‘용기’라는 뜻으로 이슬람 수니파의 원리주의를 내세우는 조직체로 이들은 팔레스타인 해방 및 이슬람 교리를 원리 원칙대로 지키는 국가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조직은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를 계속 통치하는데 저항하는 팔레스타인 민중봉기인 ‘인티파다’ 시기에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를 대신할 만한 이슬람 단체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 조직은 특히 정치, 군사가 이원화 돼 있으며 정치조직은 3개 위원회로 된 중앙지도부 아래 활동분야별로 4개의 하위조직을 두고 있고 또 각 지역마다 지역 책임자 아래 세분화된 세포조직체제를 갖추고 있는 등 체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군사조직으로는 ‘에즈 에딘 알-카삼’을 구심점으로 모든 무장활동을 계획하고 집행해왔다.

***샤론 총리, 가자지구 철수 방침 불구 무장단체 표적공격 승인**

하마스 무장단체를 노린 이스라엘의 공격은 그동안 예상돼 왔다. 이스라엘 샤론 총리는 가자지구 철수 방침을 밝히면서도 지난 16일에는 자살폭탄 공격에 대한 보복을 명분으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원들에 대한 표적 공격을 승인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승인조치는 단순 보복조치라기 보다는 이슬람 무장단체들의 기반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방침의 일환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철수가 저항단체에게 굴복해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인상을 남기지 않기 위한 방안으로 취해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이번에 숨진 아흐마드 야신도 “이스라엘이 하마스 지도자 한 명을 죽이면 수백명의 새 지도자가 태어날 것”이라고 이스라엘측에 경고하기도 했다.

***하마스, 이 철수 이후 선거통한 가자지구 통치 시사하기도**

한편 하마스측은 이스라엘의 철수 이후 가자지구가 치안공백과 권력투쟁이라는 대혼란에 빠질 것을 우려하며 가자지구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대신에 가자지구에서 주도적 지배세력으로 등장하기 위해 그동안 전략을 짜왔다.

이에 따라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철수에 대비해 가자지구의 정치, 경제, 사회적 문제들의 해결과 치안유지 구상을 담은 청사진을 준비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야세르 아라파트 자치정부의 대이스라엘 평화협상을 계속해서 거부해온 야신도 21일 이와 관련 “선거나 다른 활동에 민주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밝혀 처음으로 자치지역 선거 참여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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